"고속철, 이젠 소프트웨어로 승부"..멜리에 알스톰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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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속도경쟁은 끝났습니다."
국제 철도산업전시회인 '2005 유레일스피드' 행사를 계기로 최근 이탈리아에서 만난 필리페 멜리에(Philippe Mellier) 프랑스 알스톰그룹 운송부문 사장(50)은 향후 철도산업의 목표를 '소프트웨어'로 꼽았다.
그는 "이른바 '움직이는 생활공간'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 최상의 서비스와 안전,엔터테인먼트 확보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꿈의 속도인 시속 400∼600km는 항공기를 위협할 만큼 매력적인 목표지만 비용 대비 효용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51억유로(한화 6조12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알스톰 운송부문은 고속열차(High speed train)와 경사열차(Tilting train)부문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 열차주행부문 세계 최고속도(시속 515.3km) 기록도 갖고 있다.
틸팅 열차는 굽은 길에서 차체를 최대 8도가량 기울여 원심력으로 퉁겨나가지 않고 250km 이상의 고속으로 달릴 수 있다.
기존 노선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고 터널도 굳이 필요없다.
한마디로 저비용(15% 절감) 고효율(속도 30% 증가)열차의 상징이다.
알스톰이 최근 내놓은 제4세대 틸팅 열차 '뉴 펜돌리노'는 한발 더 나아가 컴퓨터가 노면 기울기를 미리 감지하고 달리는 예측경사주행(Predictive tilting )을 할 수 있다.
그는 "내년 초 세계 시장에 처음 공개되는 AGV(아제베)는 초고속철도(시속 270km 이상)의 고질적인 소음·진동 문제를 대부분 해결했다"고 말했다.
한편 호남선과 전라선 등 제2기 KTX사업에서 알스톰이 배제됐다는 설에 대해 그는 "지금 한국 기업(로템)이 그리스 아일랜드 등 해외 경쟁입찰에 자유롭게 참여하고 있는 만큼 국제공정거래 규정상 한국측이 문제 소지가 있는 판단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비관론을 경계했다.
밀라노(이탈리아)=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