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통한 부동산 투자 동호회 활동이 활발하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부동산 투자'를 치면 무려 699곳의 카페가 검색된다.


유명 카페나 클럽은 회원 수가 수만명에 이른다.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다 아예 투자 동호회를 구성, 일종의 사설펀드 형태로 재개발지분·토지·경매물건 등에 투자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기획부동산 형태의 판매활동이 이뤄지거나 투자 위험이 큰 물건을 처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동호회를 구성하는 사례도 많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가장 흔한 것은 부동산 전문가를 자처하며 각종 세미나를 열어 투자자를 모으는 경우다.


이들은 일단 '서울의 노른자위 지역 투자 유망''강원 XX지역 투자전망 세미나' 등의 그럴듯한 공지를 인터넷에 올린다.


강원도 평창,철원,원주지역이나 충청권.제주도의 땅이 단골지역이다.


투자자들이 오프라인에 모이면 강의 초반부에 정부 정책과 시장 동향 등 객관적인 내용을 설명하며 신뢰를 얻은 다음,후반부에 투자 유망 지역을 찍어주면서 그 전문가(?)를 필두로 하는 투자클럽의 결성을 유도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문제는 소개된 땅들이 주최측 소유거나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곳인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실제 투자 유망한 곳도 있지만 대규모 토지를 싼 값에 사들였다가 비싼 값에 개미투자자에게 넘긴다는 점에서 사실상 기획부동산과 다를 게 없다.


동호회 회원들에게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재개발지분을 팔아치우거나 투자 위험도가 높은 특별분양 물건을 소개하는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투자동호회를 빙자한 중개업 활동인 셈이다.


유망 물건을 소개하겠다며 남긴 전화번호로 연락해보면 특정 뉴타운의 물건을 거론하며 실제 거래가보다 30~50%가량 비싼 가격을 제시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나 이들 뉴타운은 사업이 지지부진한 대표적인 지역으로 앞으로 재개발이 진행될지 여부조차 불투명한 곳들이다.


결국 투자클럽이 '악성 물건 털어내기'의 한 방편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1억원 전후 금액으로 철거 가옥을 구입해 택지지구 내 분양을 받을 수 있다는 특별분양도 마찬가지다.


철거 가옥에 주는 입주권을 노리고 구매했다가 등기 이전을 못 하는 경우도 있고,등기 이전을 하더라도 택지지구 선택권이 없어 흔히 거론되는 세곡·우면지구 등에 입주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결국 투자는 투자자들의 몫인 만큼 물건이 어떤 것인지를 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투자 권유 메일을 받고 현장을 보지도 않고 송금하는 투자자도 많다"며 "500만~1000만원대 소액투자라 해도 중개업자가 소개해준 물건을 볼 때처럼 꼼꼼히 다 살펴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사장은 특히 "금융회사가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내용은 알고 보면 여러가지 옵션이 걸려 있어 사실상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