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큰손들이 '경영참여' 목적을 내걸고 주식을 매입한 뒤 주가가 급등한 틈을 타 차익실현에 나서는 사례가 잇따라 주의가 요망된다. 일부에선 인수·합병(M&A) 테마를 이용한 '치고 빠지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계 큰손이 경영참여 목적으로 5% 이상 지분을 보유하다 지분을 매각한 경우는 하반기 들어 이날 현재까지 28건에 달했다. 싱가포르 소재 템플턴자산운용은 지난 3월 말 경영참여 목적으로 LG생활건강 지분 13.34%를 사들인 뒤 일부를 매각,9월 말 현재 지분이 4.88%로 낮아졌다. 지분이 5% 미만이면 공시 의무가 없다는 점에서 나머지 지분도 모두 매각했을 가능성이 있다. ABN암로은행 런던지점도 작년 12월 보성파워텍이 해외에서 발행한 신주인수권을 매입해 25.09%의 지분을 확보했으나 지난 8월 말까지 보유지분을 대부분 매각했다. 이 기간 보성파워텍 주가는 한때 390원에서 2300원대로 510%가량 급등했지만 ABN암로측의 지분 매각이 알려진 뒤로는 하락세로 전환,현재는 1500원대를 맴돌고 있다. 미국계 투자회사인 바우포스트도 최근 경영참여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일성신약 주식 8.75%를 전량 처분했으며 삼아약품 지분도 9.32%에서 4.52%로 낮췄다. 이종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에 대해 "경영참여냐,단순투자냐를 구분하는 기준이 불명확한 것이 문제"라며 "경영참여 목적으로 지분을 매입한 경우 일정 기간 주식을 못 팔게 하고 매각 방식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