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21일 검찰의 '국민의 정부 도청 수사'에 대해 다시 한번 불만을 터뜨렸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정치 재개 인사차 동교동을 찾은 박주선 전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YS 정부 당시) 미림팀의 조직적 도청 피해자는 국민의 정부인데,조직적 도청은 불문에 부치고 피해자만을 문제삼는 것은 수사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불편한 속내를 표출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나는 도저히 도청은 안 된다는 것을 경 읽듯이 누누이 강조했는데 국정원장들이 도청을 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검찰에 의해 세 차례 구속됐다가 무죄 석방된 전력이 있는 박 전 의원의 사례를 들며 "당신 같은 사건에서 보듯이 검찰 수사에도 실수가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고 박 전 의원은 전했다. 임동원·신건 전 국정원장 구속 직후인 지난 16일 "사실이 아닌 것을 억지로 만들어내고 있다"며 검찰 수사를 비난한 데 이어 다시 한번 '노기'를 드러낸 것이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