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을 비롯해 신문, 잡지 등 각종 언론매체에서 최근 '블루오션'(Blue ocean)이란 말이 자주 등장한다. 블루오션은 경쟁이 없는 거대 시장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치열한 유혈경쟁의 격전장인 '레드오션'(Red Ocean)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한마디로 미개척 시장을 말한다. 기업에는 매력적인 말이 아닐 수 없다. 기존의 경쟁전략으로는 저성장의 파고를 넘지 못하기 때문에 요즘 기업치고 블루오션을 경영에 접목하지 않은 기업이 없다. 옛(舊)개념의 제거와 신(新)개념의 창조에 기반을 두는 블루오션은 기업 뿐 아니라 국가, 사회에도 적용되고 있다. 블루오션 전략이 한국 사회의 키워드로 자리 잡은 가운데 최근 비즈니스 위크 아시아판이 아시아에서 틈새시장을 성공적으로 개척한 중소기업들을 선정, 발표해 눈길을 끈다. 중국에서는 포커스 미디어 홀딩스와 베이비 케어가 성공한 중소기업으로 손꼽혔다. 요즘 흔하게 볼 수 있는 엘리베이터 안 스크린 광고를 처음 중국에서 시작한 포커스 미디어 홀딩스는 아이디어 하나로 올 상반기 매출만 전년 동기 대비 190% 늘어난 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대만의 모테크 솔라와 인도의 벌크리슈나 타이어도 대기업이 진출하지 않은 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린 사례다. 태양에너지 관련 장비업체인 모테크 솔라는 고유가 시대를 맞아 대체 에너지 수요가 크게 늘면서 지난해 매출이 1억4,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 1년 새 500%나 올랐다. 인도의 벌크리슈나 타이어는 비포장도로 전용 타이어라는 특화 상품으로 농업과 건설업 시장을 공략하면서 5년 만에 매출이 750만 달러에서 8,500만 달러로 11배 이상 뛰었다. 국내에도 이처럼 '틈새'를 공략해 성공을 거두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글로벌 주류에 군림하는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에는 삼성전자나 포스코 같은 대기업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소기업들도 적지 않다. (주)원창무역은 과감한 경영혁신과 R&D 투자로 사양산업으로 인식된 섬유분야에서 블루오션을 개척하고 있는 기업이다. 30년 동안 나일론 직물을 전문 생산해온 이 회사는 90년 초반, 향후 의류시장의 판도는 초경량 직물이 좌우할 것으로 판단하고 제품개발에 매달린 결과 초경량 나일론 직물 양산에 성공했다. 시대 흐름을 정확히 파악한 결과, 이 회사의 초경량 나일론 직물은 현재 전 세계 바이어들에게 한국의 대표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 1956년에 설립된 (주)유진은 주방기구인 법랑 코팅기술로 해외에서 신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회사다. 국내 최대 가스오븐레인지 생산업체인 동양매직에 독점 납품하는 이 회사는 세계 가스렌지 점유율 1위인 Elextrolux와 Fisher&Paykel, 중국 최대 가전사인 Haier 社와도 계약을 체결할 정도로 기술력에 대한 신뢰를 받고 있다. (주)유진은 세계시장 교두보 확보 차원에서 현재 중국 청도에 현지 공장을 건설 중이다. 내년 1월에 중국 공장이 완공되면 생산품의 100%를 중국 내수용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주)원창무역과 (주)유진이 제조업 분야에서 블루오션을 개척한 케이스라면, 비젼산업개발(주)는 높은 안목으로 부동산시장에서 '블루오션'을 개척한 회사다. 현재 대구광역시 중구 대봉동 아파트신축 사업을 진행 중인 이 회사는 '한탕'을 노리고 우후죽순 생겨난 시행사들과 차별화를 이루며 시장에서 '비젼이 하면 뭔가 다르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이처럼 회사 몸집은 작아도 누구도 넘보지 못할 독보적인 기술로 비경쟁적 시장 '블루오션'을 개척하는 중소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국내 대기업을 상대로 치열한 수주전쟁을 벌여야 하는 다른 중소업체들과는 다른 길을 택함으로써 '마켓리더'로 성장할 수 있었다. 명백한 1등의 목표와 즉시 실행에 옮기는 자세, 그리고 이를 이끌어내는 최고 경영자의 자질을 바탕으로 성장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는 블루오션의 주역들을 조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