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내 분석가들 사이에서 미국 장단기 금리격차 축소를 놓고 '수익률곡선 공포' 논쟁이 뜨겁다.수익률곡선(Yield curve) 기울기가 평평해진 것에 대해 미래의 경기둔화 심지어 리세션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라는 주장과 불안감이 과장돼 있다는 반론. 모건스탠리 런던지점의 조아킴 펠스 연구원은 통상 경제분석가들이 리세션(recession;경기후퇴) 예측을 꺼려하고 2001년 리세션도 출현 직전 예상하지 못한 경험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주식시장 특히 채권시장에서 암시하는 경기 방향성은 상당한 정확도를 갖고 있다고 진단하고 미국 채권시장의 움직임은 내년 하반기부터 경기둔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판단. 지난주 미국 수익률곡선(10년물-2년물) 기울기가 평평해져 0.08%p에 불과한 장단기 금리 격차는 조만간 단기금리가 장기를 웃도는 곡선 역전이 나타날 확률을 끌어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로달러선물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미국 연방금리의 추가 인상 횟수를 2~3차례 정도 반영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 중반부터 2007년 중반까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는 점도 경기 둔화의 선행지표라고 분석했다. 펠스는 “지금까지 수익률곡선이 긍정적 영역에 자리잡고 있는 유럽의 경우 리세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았으나 시장 예상보다 더 공격적인 통화긴축이나 독일과 이태리의 재정긴축(=금리인상과 유사한 효과를 발생)이 도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펠스는 “따라서 앞으로 투자자들은 미국 수익률곡선의 역전이나 유럽 수익률곡선의 기울기 등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하이일드채권의 수익률 격차나 미국 등 주요 경제국가들의 부동산 가격 둔화 등을 통해 리세션의 신호를 감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펠스는 “단기적으로 미국과 유럽의 경제가 상승 무드를 타면서 채권수익률도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나 2007년 리세션 위험이 등장하면 채권수익률은 신저점을 향해 치달을 것”으로 관측했다. 반면 같은 증권사의 미국경제 담당 분석가 리차드 버너는 과장된 불안감이라고 일축. 버너는 "수익률곡선 기울이 평평화는 리세션 신호이기는 커녕 금융부양적 여건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기 금리 상승속 장기금리 하락은 그린스펀이 말한 바대로 누구도 설명할 수 없는 수수께끼일 뿐"이라고 진단하고"장기물 하락에는 미국외 투자가들의 자금유입 영향이 있었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의 급락으로 장기물이 떨어지고 수익률곡선 기울기가 평평해진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 위험회피나 미래의 금리 불확실성을 의미하는 기간 프리미엄이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하고 만약 기간 프리미엄 감소가 큰 배경이라면 이는 성장 둔화가 아닌 성장 가속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궁극적으로 중요한 점은 경제시스템의 실질금리(명목금리-인플레) 민감도에 달려 있는 가운데 비관론자들은 기록적으로 치솟은 부채구조나 저축률 하락을 내걸며 금리 민감도가 높다고 주장하나 버너 자신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버너는 "되레 지난 3년간 규제완화가 추진되면서 경제의 금리민감도가 줄어들었다"며"현재의 금리수준, 한 가지 요소만으로 부동산 경기가 냉각되지 않는다"고 관측했다. 부동산가격이 너무 오른 데 따른 자체 무게로 수용도 감소가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반면 부동산 가격 평평화를 소비지출 훼손으로 연결지을 수 없다고 해석했다. 또 시장이 생각하는 것만큼 연준의 긴축이 공세적이지 않을 것으로 추정하고 장기금리가 상승하거나 신용스프레드가 벌어지는 게 더 큰 위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박병우기자 parkb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