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선 매년 11월 말이 되면 가장 비싼 소가 화제가 된다. 검은털을 지닌 토종 일본 소의 본고장으로 알려진 미에현 마쓰사카시(市)는 매년 가장 잘 키운 50마리를 선발해 경매에 부친다. 지난해 가장 비싸게 팔린 소의 가격은 2500만엔(약 2억5000만원)이었다. 역대 최고 기록은 무려 5000만엔이나 된다. 마쓰사카 소가 다른 지방 소에 비해 비싸게 팔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축산 농가가 3년 이상 정성을 다해 키운데다 현청이 철저히 관리,품질을 100% 보증하기 때문이다. 마쓰사카 소는 관내 136가구가 기르는 9200여마리가 전부다. 이들 소는 미에현이 도입한 개체 식별 시스템에 따라 모두 등록돼 있다. 식육으로 팔릴 때는 증명서가 발급된다. 증명서에는 출생지와 태어난 날짜,사육 농가와 먹인 사료 내역 등이 들어간다. 마쓰사카 쇠고기는 소비자들로부터 '고기의 예술품'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소비자들은 미에현의 마쓰사카 쇠고기를 신뢰하기 때문에 아무리 비싸더라도 찾는다. 도쿄 미쓰코시백화점 등 유명 백화점 식육코너에서 마쓰사카 쇠고기는 가장 비싼 선물상품으로 대접을 받는다. 미에현은 2001년 '미에현 브랜드' 제도를 도입했다. 현재까지 마쓰사카 소,이세 새우,마토야 굴 등 8개 토종 제품이 인증서를 받았다. 마케팅,식품,유통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미에현 브랜드 인정 위원회'에서 상품성 발전성 신뢰성 등을 엄격하게 심사해 지역 대표 브랜드로 선정한다. 미에현은 매년 4000만엔가량의 예산을 들여 이들 제품을 홍보해 준다. 소비자들로부터는 "미에현 브랜드 제품은 신뢰할 만하다"는 격려성 글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미에현의 브랜드 전략이 효과를 거두자 벤치마킹을 위해 국내는 물론 한국 중국 등 해외 지자체에서 배우러 오는 공무원들도 늘고 있다. 마루야마 히로시 미에현 부지사는 "중앙 정부의 보조금 삭감으로 지자체도 스스로 생존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며 "개별 상품이 아니라 지역 브랜드를 키워 지자체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에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