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경기도 광주시 오포 지역은 분당에서 고개 하나만 넘어가면 닿는다.


그동안 규제가 심해 개발되지 않아 공장과 녹지,'나홀로 아파트'들이 계획성 없이 뒤섞여 있지만 분당은 물론 아파트 단지가 속속 들어서고 있는 태전 지구와도 가까워 아파트 입지로서는 첫손 꼽히는 곳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포스코건설의 사업 부지는 오포읍에 접어들어서도 2차선 도로를 따라 20분 정도 더 들어가 오포 읍사무소가 있는 추자리(고산지구)에 위치하고 있다.


사업 부지 뒤편으로 태전 지구와 연결되는 도로가 개통되면 성남은 물론 서울 강남과의 거리도 한층 가까워질 것이란 전망이다.



◆포스코 아파트 부지 매입으로 땅값은 들썩


포스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던 부지 주변 땅값은 현재 평당 4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이 지역은 현재 2종 주거지역으로 지정돼 있지만 지구단위 구역으로 묶여 있어 신축 등 재산권 행사를 할 수 없다는 게 인근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이처럼 죽어 있던 땅이 2003년 아파트 부지 조성과정에서 보상가가 80만~120만원까지 나오자 매매가가 덩달아 뛴 것이다.


분당에서 들어오는 진입로 주변 지가도 50% 이상 오른 상태다.


도로변 관리지역은 포스코가 본격적으로 단지 개발을 하기 전인 2003년 이전에 비해 평당 150만원 정도 오른 250만~3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인근 고산공인 전동주 대표는 "오포읍 일대는 재산권 행사에 많은 제약이 있는 데도 개발에 대한 기대 심리로 땅값이 꾸준하게 올랐다"며 "8·31대책 이후로는 매수 문의가 사라졌지만 누구 하나 땅을 싸게 내놓겠다는 사람이 없다"고 전했다.



◆인근 아파트 값은 바닥


반면 오포읍 내의 아파트 값은 학교 등 기반시설 미비로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포스코 사업부지 바로 옆 금호아파트 49평형은 3년 전 2억3800만원에 입주했던 것이 현재 2억7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인근 우림 루미아트 30평형대도 1억4000만원에 거래되고 있어 입주 이후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가격이 오히려 떨어져 있는 셈이다.


인근 C공인 관계자는 "인근에 중·고등학교가 없어 대중 교통을 이용해 40분 넘게 걸리는 분당으로 통학해야 하는 불편이 있어 아이들을 둔 부모들은 기피한다"며 "이 때문에 싼 맛에 들어와 살던 분당·성남 쪽 통근 직장인들도 아이들이 자라면 떠난다"고 말했다.


수요가 감소하면서 전세가도 하락해 금호아파트 49평형의 전세가는 7000만원에 불과하다.


워낙 기반 시설이 미비하다 보니 주민들은 포스코가 추진하던 아파트단지 개발에 큰 기대를 걸었다고 한다.


2100가구에 이르는 대단지인 데다 단지 내에 중·고등학교까지 함께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금호공인 관계자는 "최근 비리 사건이 터지면서 개발이 불투명해져 주민들이 실망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은 건설사가 바뀌더라도 아파트 사업은 추진될 것이고 일단 분양에 들어가면 인근 아파트 값도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