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국적으로 어머니가 외국인이면서 국내 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5413명에 이른다. 농촌의 경우 동남아 출신 외국인 엄마를 둔 학생이,도시는 외국인 노동자 가정 출신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이들은 언어장애,발달장애 등을 겪어 학습부진아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 김영윤 교육부 학교정책과장은 "한국인 아버지는 일을 나가 접촉 기회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한국말을 못하는 어머니와 같이 보내면서 제대로 된 한국어를 배울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며 "게다가 한국인과 다른 외모 등으로 인해 소위 '왕따(집단따돌림)'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정부는 지난 7월부터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내년 1학기부터 학력부진 국제결혼 가정 학생에 대해 학교에서 방과 후 특별보충과정을 운영할 방침이다. 또 학교 내 집단따돌림 방지를 위해 친구들끼리 조를 짜 도와주게 하는 '또래상담' 등 자율 학생도우미 활동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그러나 국제결혼 가정 학생에 대한 세부적인 실태조사 없이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점이 문제다. 박문숙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 사무관은 "10년 전께부터 외국인 노동자 이주나 국제결혼이 본격화됐다"며 "앞으로 국제결혼 가정 학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지만 명확한 실태조사가 이뤄진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대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수준이 되기는 어렵다"고 우려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