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이 주말인 지난 19일 서울 상계동의 롯데백화점 노원점을 전격 방문,오랜 만에 트레이드마크인 '잠행 경영'을 재개했다.


신회장은 비서실장인 김성회 전무만을 대동한 채 현장을 방문,1시간30분 동안 전 매장을 둘러봤다.


이날 노원점 임직원들은 84세의 고령을 무색케 하는 신 회장의 왕성한 현장 챙기기에 혀를 내둘렀다는 후문이다.


신 회장은 평일에는 롯데호텔 34층 스위트룸에서 각 계열사 현안을 보고받고 주말은 현장을 돌아보거나 골프를 즐기는 게 오랜 관행이었다.


그러나 이날은 엄청난 비용(1000억원)을 들여 새로 단장한 점포를 직접 둘러보고 싶어했다는 게 그룹 관계자의 전언이다.


오후 5시께 노원점 정문에 도착한 신 회장은 지하 1층 식품매장부터 2,3,4층 남녀 의류 매장까지 두루 살펴봤다.


롯데쇼핑 이인원 사장에게도 알리지 않아 노원점장인 김경하 이사가 현장에서 신 회장을 안내했다.


매장을 둘러본 뒤에는 5층 점장실에 잠시 들러 녹차 한잔을 마시며 김 점장에게 매장면적과 매출,이익,경쟁점 상황을 꼼꼼히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회장이 점포를 방문하더라도 점장실에 들르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그만큼 마음이 흡족하다는 방증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