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랠리 기대감에 휩싸였던 증시가 '인텔 쇼크'로 급락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미국 인텔이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합작,낸드플래시 반도체 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삼성전자하이닉스 등의 주가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IT(정보기술)주의 급락은 시장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켜 코스피지수를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인텔 쇼크는 일시적인 충격일 뿐 대세 상승세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풍부한 주식 수요와 내수경기 회복세,미 증시 강세 등 대내외 여건에서 전혀 변한 것이 없다는 게 근거다.


다만 지수가 그동안 단기 급등한 만큼 부분적인 조정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형 기술주 급락


외국인과 기관들은 이날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전기·전자 업종을 중심으로 모두 3200여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특히 외국인은 1900억원어치가 넘는 주식을 매각,11월 들어 최대 규모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부터 14위인 외환은행까지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가 4.99%,하이닉스는 8.33% 내렸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4일 이후 처음으로 60만원대 밑으로 떨어졌고 하이닉스 주가도 11월 초 수준으로 돌아갔다.


대형 IT주의 향배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편이다.


이선태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경쟁자의 출현으로 낸드플래시에서 삼성이 누려온 마진폭이 다소 줄어들 수는 있겠지만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적다"고 밝혔다.


반면 대우증권은 "인텔과 마이크론의 조합이 결코 만만치 않다"며 "오는 2008년 낸드플래시 시장의 25%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CJ투자증권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투자심리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IT주보다는 금융주와 내수주가 앞으로 유망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추세 상승 흐름은 불변


향후 장세에 대해서는 일시적인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대세 상승 흐름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관측이 지배적이다.


기업 실적 전망이 상향 조정되고 있고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활발해 상승 랠리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또 미국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 증시가 동조화 흐름을 보이며 강세를 나타내는 점도 낙관적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임태섭 골드만삭스 전무는 "외국인 매도는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오른 상태에서 인텔 쇼크를 빌미로 일부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펀더멘털이 변한 게 없는 만큼 추세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0월에 이미 적지 않은 조정을 거친 까닭에 조정이 있더라도 폭이 크지는 않을 전망"이라며 "곧바로 상승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직전 고점인 1240선에서 1차적 지지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조정이 깊어도 이번 상승기에 매매 공방이 벌어졌던 1220선은 지킬 것"으로 전망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