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77년 울산지역 연탄 보급 사업으로 출발해 현재 천연가스 공급량 기준으로 경인지역 4개사를 제외한 지방기업 중에서 선두를 달리는 (주)경동도시가스가 최근 환골탈태(換骨奪胎)를 선언했다. 종합 에너지전문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변화를 모색하며 제2의 도약을 위한 기틀을 마련한 것. 변화의 핵심은 IT 및 유비쿼터스를 접목한 '에너지 네트워크' 구축과 신 재생에너지 사업 발굴, 인재양성이다. 그 선봉에서 '십자가'를 진 사람이 바로 지난 3월 취임한 송재호(38?사진) 사장이다. 서강대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Wharton School)에서 MBA(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친 그는 세계적인 경영컨설팅 회사 '부즈알렌&헤밀턴'과 '모니터 그룹'에서 경영전략 컨설턴트로 근무한 재원이다. 대표이사 취임 후에는 '파격인사'의 주인공으로 기자들의 입에 회자되기도 했다. 지난해 기준 매출 3천700억 원을 기록한 탄탄한 중견기업의 대표이사에 30대 후반의 젊은 CEO가 취임한 때문이다. 사장이라는 직함이 아직은 어색한 30대 후반, 하지만 변화의지와 사업스타일은 나이만큼이나 활발하고 적극적이다. '젊은 경영인'이라는 멍울을 벗어던지고, '파격'에 상응하는 역할과 능력을 과감히 보여줘야 하는 탓이다. 그는 지난해 4월 태양광 모듈화 업체인 '경동솔라'를 설립하며 이를 주축으로 IT 및 유비쿼터스를 접목한 '에너지 네트워크' 구축사업에 뛰어들 계획을 밝혔다. 또 최근에는 2차 전지 제조업체인 한국파워셀의 지분 21.5%를 인수하기로 결의하며 공격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출자는 한국파워셀의 신규 유상증자에 참여, 20만주를 30억 원에 매입하는 형태다. 송 사장은 이번 투자결정에 대해 "에너지산업 환경변화에 따른 적극적인 대응과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고려해 작은 발전소라 불리는 2차 전지 시장 진출을 결심하게 됐다"며 "경동솔라를 한 축으로 하는 신 재생에너지 사업과 2차 전지 개발 및 제조 분야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의 독창적인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한국파워셀을 한 축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도약 하겠다"고 말했다. 송 사장이 취임 후 가장 역점을 두는 사안 중 하나가 바로 인재양성이다. 인재는 회사의 미래를 이끄는 생산적 자본이라는 소신에서다. 그는 "도시가스 산업이 황금기를 넘어 성숙기에 진입한 만큼, 새로운 출발과 도전을 위해서는 기존 방식과 사고의 틀을 모두 벗어던져야 한다. "며 "작은 인사정책 하나라도 조직원 전체에게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에 신중하고 치밀하게 일을 처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나온 30년을 뒤로 하고 재도약의 닻을 올린 (주)경동도시가스, '젊은 경동'을 만들려는 '젊은 CEO'의 손끝을 통해 이 회사가 어떤 모습으로 변모해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