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구업체 모닝글로리가 중국 업체에 디자인 컨설팅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돈 한푼 안들이고 현지에 생산기지를 마련,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2일 모닝글로리(대표 이종선)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9월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차로 4~5시간거리인 닝보 문구단지에서 지재류를 제외한 자사의 전 제품을 생산해 국내에 들여오고 있다. 생산을 맡은 파트너는 중국 내 3대 문구업체로 연간 매출이 1000억원에 달하는 델리그룹(대표 러우푸쥔)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모닝글로리와 델리 간의 제휴 내용이다. 국내 기업이 중국에 진출할 때는 하청 공장을 두거나 자가 공장을 건설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모닝글로리는 금전적 대가 없이 델리 공장의 시설과 인력을 빌려 자사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대신 모닝글로리는 델리측에 디자인 컨설팅을 제공하고 이 회사의 신제품 기획에도 조언을 해주고 있다. 이를 위해 모닝글로리의 디자이너 2~3명이 교대로 닝보에 파견돼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쌓은 '디자인 파워'를 활용해 중국 내 생산기지를 확보한 셈이다. 모닝글로리는 국내에서의 생산원가가 갈수록 높아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내 10위권 문구업체와 차례로 접촉,아웃소싱 방식을 협의한 끝에 델리측과 이 같은 전략적 제휴를 맺는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원숙 모닝글로리 디자인연구소 이사는 "현재 약 30명의 델리 디자이너들이 서울 모닝글로리 디자인연구소의 지시를 받아 작업하고 있다"며 "델리그룹의 러우푸쥔 CEO가 디자인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어 이런 획기적인 전략적 제휴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모닝글로리는 이번 제휴로 원가가 30% 이상 절감돼 지난해 15억7500만원 수준이던 영업이익(6월결산)이 올 연말 반기결산에서는 2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