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분 < KEDI평생학습센터 소장 jblee@kedi.re.kr > 현재 우리나라의 평생학습도시는 모두 33개다. 유럽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지역 발전을 위해 2001년 시작한 평생학습마을·도시 조성사업은 올해로 5년째다. 사업 시작 첫해에는 사실 평생학습도시 사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지역에서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져 학습도시로 선정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되면 해당 지역은 지역주민의 학습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국가로부터 2억원을 지원받는다. 선정 지역은 이를 기초로 사업에 필요한 추가 재원을 자체 충당해 학습도시 만들기 사업을 한다. 사실 2억원은 지역의 사업예산에 비춰볼 때 얼마 되지 않는 돈이다. 그러나 이는 지역 의회를 설득해 추가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구실이 되고,사업을 체계적으로 계획하고 준비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예컨대 S시는 학습도시가 되자 자체 조례를 개정해 지역주민을 위한 교육비를 책정 운용했다. 그 덕분에 지역의 교육환경이 크게 개선되었고 인근 지역으로부터 유입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평생학습도시에서는 한글을 모르는 농촌의 할머니와 주부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일부터 지역 전 주민을 위해 도서관을 짓고 운영하는 일,학교교육 예산을 지원하는 일,그리고 지역특산물 개발과 생산·판매를 위해 주민을 재교육하는 일 등 지역 문제를 학습으로 풀어가는 일을 한다. 그뿐 아니라 지역 사정에 적합한 창의적인 사업을 수행하기도 한다. 지역에 대학이 없는 C군의 경우 군청에 '평생학습대학'을 개설해 학점은행제와 연계·운영하고 있다. 농촌일로 바쁜 주민들이 여기서 필요한 영농기술을 익히고 이를 인정받아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이처럼 평생학습도시에서 이뤄지는 일은 다양하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은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내 여러 관련 기관의 협력을 통해서만 성공할 수 있다. 1995년 경제 침체로 인해 실업률이 급증한 영국의 '노위치'시는 교육기관과 행정기관,자원봉사단체 간 효과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학습도시 사업을 성공시킨 사례로 기록돼 있다. 이제 학습도시사업 추진 5년을 맞아 그간 사업을 통해 얻은 교훈들이 다른 지역에 전파돼 중요한 밑거름이 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