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교 < 배재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IMF 환란 이후 구조조정 수단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앞장선 M&A 바람이 아직도 잔잔해질 줄 모르고 있다. 특히 최근 굵직한 금융회사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데 산업자본이 이를 소유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지금은 사금고화 우려로 기업들의 금융회사 참여에 제한을 두고 있지만 앞으로는 제한을 크게 완화하거나 철폐하는 것도 정책 대안으로 고려해 볼 만하다. 다만 산업자본이 대주주로 있는 금융회사 경영에 대해 소속 그룹 전체가 무한책임을 지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놓으면 될 것이다. 대그룹 소속 금융회사가 부실화해도 일정 지분만큼만 책임을 묻는 현행 제도 아래에서는 위기가 발생할 때 그룹 내의 다른 기업들을 위해 금융회사 하나쯤 희생되어도 좋다는 유혹을 뿌리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기업들 중 20%의 기업들이 세계 무대를 누비면서 우리나라 전체를 먹여살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이들이 세계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기술경영 능력은 물론 덩치도 키워 주어야 한다. 그룹 내 금융회사를 마음놓고 소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도 새로운 투자 확대를 통한 긍정적 성장을 돕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앞으로 중소기업 지원 정책도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핵심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지 않은 기업은 지원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한계기업에 쏟는 지원을 유망 기업들로 돌려 성장 페달을 더 힘껏 밟도록 해야 국가경제 전체적으로 더 큰 이득을 챙길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지금까지 대기업들이 중소기업들을 동반자가 아닌 희생양으로 삼아왔다는 게 문제일 것이다. 따라서 세계를 누비는 20%의 기업이 마음놓고 경영활동에 나서게 지원하는 한편 나머지 80%를 동반자로 품을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국가 기업 정책의 알파요 오메가가 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