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산당 중앙정책 연구실은 '당 싱크탱크'로 통하는 곳이다. 중앙정책 연구실 정신리 부주임이 최근 재정부 인민은행 건설부 중국농협 등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했다. 방한 목적은 '새마을운동을 배우자'는 것.중국이 추진하려는 '사회주의 신(新)농촌'건설 사업에 한국 새마을운동을 벤치마킹하자는 차원이었다. 중국에서 '신농촌운동'을 처음 제기한 사람은 유명한 경제학자인 베이징대학 린이푸 교수였다. 그는 1년여 전 소외된 농촌을 살리기 위해서는 한국의 새마을운동과 같은 국가적인 사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부주임의 한국방문은 린 교수의 주장대로 중국이 한국 새마을운동을 신농촌 건설사업 모델로 선택했음을 보여준다. 정 부주임은 "한국의 경우 정부가 각 농촌에 시멘트 철근 등을 무상으로 지급했고 농촌은 이를 현실에 맞게 자체적으로 사용했다"며 "중국도 정부의 지원-민간의 자율참여를 배울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중국 신농촌 건설의 핵심은 오는 2020년까지 약 4조위안(약 510조원)을 투입,농촌 현대화를 달성한다는 것이다. 내년부터 시작될 11차 5개년계획의 주요 과제이기도 하다. 신농촌 건설사업은 정 부주임이 지적한 대로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길도 넓히고'에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판 새마을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중국이 신농촌 건설에 나선 이유는 더 이상 사회불안 요소로 발전하고 있는 도시와 농촌 간 소득격차를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농촌문제 해결 없이는 21세기 지속적인 경제발전이 어렵다는 것도 신농촌 건설사업의 이유다. 신농촌 건설 운동은 중국정부의 추진의지로 볼 때 한국의 새마을운동만큼이나 농촌 모습을 확 바꿔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농촌이 바뀌면 세계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위상도 달라진다. 우리가 향후 15년이라는 긴 시간을 설정해 놓고 첫삽을 뜬 중국의 신농촌 건설사업을 주목하는 이유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