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 부동산 대책' 이후 상승세를 보이다 최근 안정세에 돌입한 전세 시장에서 전세 물량이 감소세를 보이는 등 수급불균형 현상이 나타나 전세가격 상승 재현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택임대 시장에서는 집주인들이 전세 물량을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전체적으로 전세 물건의 감소 추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반면 소득 감소와 집값 상승에 따른 주택 매수 기대 약화로 전세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고시촌과 강남 출퇴근 수요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임대 시장이 형성된 관악구 봉천동에서는 이달 들어 전세 물량 감소세가 뚜렷하다.


저금리로 금융 수익이 낮아진 건물주나 집주인들이 자신들이 소유한 다가구주택 연립주택 등을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흥공인 이재영 대표는 "2년 전만 하더라도 전세가 6 대 4의 비율로 많았지만 최근엔 월세가 7 대 3 정도로 더 많다"며 "신·증축으로 목돈이 필요한 곳이 아니면 십중팔구 월세로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쪽도 비슷한 상황이다.


최근 입주를 시작한 서울 '정릉 푸르지오' 아파트 단지 인근 미래공인 관계자는 "주인이 월세로 바꾸면서 부담을 느껴 전세를 구하러 오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고 말했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인근 신세계부동산 관계자도 "비용이 좀 들더라도 집안을 새로 단장하고 월세로 내놓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 경우 수요자가 적어 공실 기간이 길어지지만 그 정도는 감수하겠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반면 전세 수요는 앞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이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주택 매입에 따른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어지면서 신규 주택 수요자의 경우 주택을 매입하기보다는 전세로 살면서 펀드 등 금융 투자를 늘리는 것으로 재테크 방향을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