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재계에 한국 기업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포브스지 일본판 2006년 신년호에 실린 특집기사 '위협적인 한류 경영'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한국의 대표적인 3개 기업에 대한 칭찬과 함께 이들에 대한 일본 기업인의 경계심리를 담고 있다. 포브스지는 한국 대기업의 3대 성공요소로 △최고경영자 리더십 △선택과 집중 △참모 조직과 사원 교육 등을 꼽았다. 삼성전자가 기술력에서 앞선 일본 가전 메이커를 따돌리고 반도체에서 앞선 것은 특정 부문에 경영 자원을 투입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뛰어났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일본 메이커들이 기술을 먼저 개발하고 시장 진출 시기를 노리는 사이에 삼성이 일거에 진입,세계 시장을 선점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자동차가 북미시장에서 '10년간,10만마일'의 품질 보증을 선언,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은 것은 최고경영자들의 뛰어난 리더십이 배경이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도 이건희 회장이 강력한 리더십을 갖고 10년,20년 뒤의 장기 전략을 짜기 때문에 세계시장에서 1등하는 제품이 나왔다는 평가다. 포스코의 부상은 인재 경영에서 비롯됐다고 평가했다. 포스코는 사원을 2년간 미국 일본 등 선진국으로 유학 보내 재교육하는 제도를 갖고 있다. 금년에도 '생애 학습 제도'를 도입해 사원들의 재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경영 평론가 기타오카 도시아키는 "일본기업들이 글로벌 전략 없이 기술 지상주의에만 매달릴 경우 한국과의 격차는 갈수록 좁혀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브스는 마쓰시타나 샤프처럼 선택과 집중을 하지 못한 전기 전자 업체는 도태될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를 전달했다. 자동차는 일본이 확고한 우위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북미시장에서 현대차가 일본차보다 가격은 10% 싸면서 품질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어 시장을 잠식당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실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