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23일 금융산업구조개선법(금산법) 개정안에 대한 당론 결정과 관련,삼성생명이 금산법 한도를 초과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은 초과분에 대해 의결권을 제한하고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초과지분은 일정 기간 내에 해소토록 하는 '분리대응안'을 지도부 의견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24일 열리는 정책의총에서는 분리대응안이 지도부 단일안으로 제시돼 당론화 절차를 밟게될 전망이다. 그러나 당내 개혁·진보세력을 중심으로 분리대응안에 대한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아 당론결정이 가능할지는 불확실하다. 열린우리당 정책위 관계자는 "정책소의총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해서 원칙대응안과 분리대응안 모두를 정책의총에 상정하면 중구난방식 토론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단일안을 마련해야 당론결정이 가능하다는 게 지도부의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단일안의 내용과 관련,"과거 청와대가 절충안으로 제시한 '분리대응안'을 기본으로 하되 이보다는 다소 강화된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가 제시한 안은 삼성생명의 경우 적법한 보유로 인정,아무 제재를 가하지 말고 삼성카드는 주식처분 명령 등을 통해 강제 처분토록 하는 방안이었다. 지도부 단일안이 이처럼 마련됐지만 24일 정책의총에서 당론으로 추인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미 당내 재야파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연)'와 신진보연대 등은 당의 개혁 정체성 등을 주장하며 박영선 의원 안을 토대로 한 원칙대응안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최근 박영선 의원 안을 지지하는 내용의 연판장을 돌려 79명의 의원으로부터 서명을 받아두기까지 했다. 또 다른 한편에선 김종률 정덕구 의원 등 일부에서 분리대응안보다 제재강도가 낮은 정부 안(삼성카드 지분은 의결권만 제한하고 삼성생명 지분은 적법한 것으로 인정)을 적극 지지하고 있어 당론결정 과정에 격론이 예상된다. 이에 앞서 열린우리당은 지난 21일 소의총을 열어 잠정당론을 확정할 예정이었으나 단일안 도출에 실패했다. 정세균 의장은 22일 고위정책회의에서 "이런 사안조차 당론을 결정하지 못하면 당이라고 할 수도 없다"고 밝힌 뒤 정책위 소속 의원들과 숙의한 끝에 23일 지도부 단일안을 정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