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시장에서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행진 중단 시사'를 민감하게 받아들였다. 23일 채권 금리(국고채 3년물 수익률 기준)는 전날보다 0.05%포인트 하락한 연 5.06%(오후 4시 현재)를 기록하며 이틀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미국 변수가 불거져 나오면서 금리 움직임에 대한 시각도 조정되는 분위기다. 채권 전문가들은 최근에만 해도 채권 금리가 최소한 내년 1분기까지는 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예상해 왔다. 그러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행진이 예상보다 빨리 끝날 경우 국내 채권 금리가 하락세로 전환하는 시점도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한·미 간 정책금리 격차가 1%포인트 이상 벌어질 것이란 우려는 어느 정도 해소됐다"며 "한국은행이 한·미 간 금리차를 내세워 콜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서 연구원은 "미국의 시장 금리가 직전 고점을 지키며 안정될 수 있고 이로 인해 국내 채권금리도 하향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따라서 "채권 금리는 올 4분기가 고점이 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그동안 채권 금리가 상승한 것은 경기 회복세와 채권매수세 실종,그리고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이 컸기 때문"이라며 "최소한 미국의 금리 인상이라는 악재는 예상보다 빨리 소멸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한규 맥쿼리 IMM자산운용 이사는 "수급 악화 현상이 해소된다면 채권 금리는 향후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내년 전체를 놓고 보면 평균 채권금리는 올해 평균 추정치(4.16%가량)보다 1%포인트 정도 높은 수준이 될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다. 최석원 한화증권 채권분석팀장은 "콜금리 인상이라는 국내 변수는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채권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지긴 어려울 것"이라며 "연평균으로 따지면 내년도 채권 금리는 올해보다 1%포인트가량 높은 5.1% 정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