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23일 7원70전 급락,1036원80전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 6원40전 오르며 일주일 만에 1040원 선을 회복한 지 하루 만에 다시 1030원대로 밀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상 중단 시사가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올 들어 미 달러화가 주요국 통화에 대해 강세로 돌아선 것은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 때문"이라며 "그러나 금리인상 행진이 중단되면 미국의 '쌍둥이 적자(경상·재정 수지 적자)' 문제가 다시 국제 외환시장의 화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 지난 9월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는 원·달러 환율도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국내 시중은행의 한 딜러도 "주요 해외 투자은행들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평가 절하하는 분위기이지만 상당한 빅 뉴스"라며 "글로벌 달러가 약세로 전환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서더라도 올 상반기처럼 세자릿수까지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올 들어 한국 원화를 비롯한 신흥 시장국 통화는 유로화 엔화 등과는 달리 미 달러화 강세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며 "따라서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더라도 원·달러 환율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전 연구원은 또 "서울 외환시장이 최근 들어 일방적인 달러화 공급 우위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도 원·달러 환율 급락을 막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관계자도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단언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들의 매매 방향과 내년에 있을 국내 기업들의 인수·합병(M&A)건이 어떻게 처리되느냐에 따라 환율이 크게 출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