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최대 철강업체인 바오산강철이 열연강판과 냉연강판의 내년 1분기 내수판매 가격을 각각 t당 23%,15% 인하했다.


이에 따라 한국 일본 등의 철강업체들도 연쇄적으로 가격을 인하하는 아시아지역의 철강가격 하락 도미노현상이 재연될 전망이다.


바오산강철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내년 1분기 열연강판 판매가격을 t당 479달러에서 369달러로 22.9% 내리고,냉연강판 판매가격을 t당 628달러에서 530달러로 15.7%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8월24일 올 4분기 내수 판매가격을 t당 8∼17% 인하한데 이어 2분기 연속 인하한 것이다.


국내 업계는 바오산강철의 이번 가격인하 조치로 아시아 철강업체들이 추가적인 가격하락 압박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 8월 바오산강철이 가격을 인하하자 1개월 뒤 포스코가 주요 11개 제품의 판매가격을 t당 6-9% 인하했으며,다시 1개월 뒤에는 일본 도쿄제철이 내수 판매가격을 t당 6∼8% 내렸었다.



◆중국이 가격결정 칼자주 잡아


그동안 일본 한국이 주도했던 아시아지역 철강가격 결정권이 중국에 완전히 넘어간 형국이다.


아시아 주요 철강업체들은 이번 바오산강철의 가격인하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해 8월∼9월 중국→일본→한국 순으로 이어지던 철강가격 하락의 연쇄반응이 재연될 조짐이다.


국내 포스코의 경우 "올해안에 가격을 조정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중국산 수입물량 등의 시장상황을 봐가면서 결정할 것"이라는 단서를 달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가격을 인하하면 현대INI스틸 동부제강 유니온스틸 등 다른 국내 업체들도 줄줄이 가격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올들어 10월까지 국내로 수입된 중국산 열연강판이 모두 206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12.1%나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업체의 가격인하나 감산 등이 불가피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중국이 철강가격 결정권을 쥐게 된 것은 생산량을 대거 늘렸기 때문이다.


중국의 철강 생산능력은 올해 말까지 연간 4억9000만t으로 급증,당초 예상치인 4억2000만t을 뛰어 넘을 전망이다.


◆국내 업체들 "어떻게 하나"


대개 중국이 철강가격을 인하하면 1∼2개월 후 국내 업체의 판매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점에서 지난 5월부터 일반 열연강판을 상업생산하고 있는 현대INI스틸은 고심하고 있다.


당시 t당 60만원에서 판매하다가 중국산 일반 열연강판의 대량 유입으로 현재 t당 53만원으로 가격을 대폭 인하한 상태다.


냉연업체인 동부제강은 수출용 냉연강판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동부제강 관계자는 "포스코나 일본 업체들이 원자재인 열연강판 가격을 같이 인하해주지 않으면 중국으로 수출하는 냉연강판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