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월부터 계속돼온 미국의 금리 인상 행진이 조만간 끝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뉴욕증시의 상승 탄력이 강해지면서 23일 서울증시도 폭등세를 보여 코스피지수가 37.52포인트 올랐다. 코스닥지수도 18일 연속 상승했다. 서울외환시장도 영향을 받아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전날보다 7원70전 급락(원화가치 상승),달러당 1036원80전으로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 1일 열린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일부 FRB 위원들이 통화 긴축이 과도하게 진행될 위험에 대해 주의를 촉구했다는 의사록을 22일 공개했다. 당시 회의에선 특히 '조만간 통화정책의 성격 및 전망과 관련한 성명서의 표현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월가 전문가들은 이 표현은 금리 인상 행진을 현 수준에서 멈출지를 FRB 위원들이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금리 인상 행진에 대해 재고의 목소리가 제기된 것은 FRB가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작년 6월 이후 17개월 만에 처음이다. FRB는 작년 6월부터 지난 1일까지 12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연방기금금리를 인상,연 4%로 높였다. 전문가들은 다음 회의인 12월13일 FOMC에서 금리를 인상한 뒤 내년 상반기 중 한 차례 정도 금리를 더 올리는 것으로 금리 인상의 막을 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엔 연 4.75%까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의사록 공개 이후 4.5% 수준에서 금리 인상이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이 많아졌다. FRB가 금리 인상 중단을 검토하게 된 것은 그동안의 금리 인상 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내고 있는 데다 부동산경기가 위축될 기미를 보이고 있으며 장·단기 금리가 완전 역전될 상황에 처하게 된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FRB의 금리 인상 중단 시사는 22일 뉴욕증시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쳐 다우지수를 8개월 만의 가장 높은 수준인 10,871.43까지 밀어올렸다. 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도 5일째 오름세를 타며 각각 4년6개월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발 호재는 이틀 연속 급락했던 코스피지수를 전날보다 37.52포인트(3.01%) 높은 1282.02로 끌어올렸다. 전날 인텔의 플래시메모리 시장 진출 여파로 급락했던 삼성전자가 1만7000원(2.88%) 상승하며 60만원대를 회복하는 등 대부분의 대형주들이 올랐다. 업종별로는 정부의 금융 규제 완화 방침으로 보험주와 증권주의 업종지수가 각각 11.44%,10.91% 급등했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14.56포인트(2.18%) 높은 682.27로 올랐다. 18일째 오르며 '최장 랠리'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인텔쇼크'로 출렁거렸던 증시가 이날 급반등에 성공하면서 정상적인 상승 궤도를 되찾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미 금리 인상 중단 시사는 연말 증시를 바라보는 시각을 더욱 긍정적으로 바꿔 투자심리를 안정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박해영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