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들 "앞으로가 문제" 불안감 토로 취수원 오염으로 인해 4일간 예정으로 전면 단수에 들어간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성도 하얼빈(哈爾濱)시의 상황은 단수 이틀째인 24일 큰 혼란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지 교민들은 앞으로가 문제라고 밝혔다. 하얼빈시에 거주하는 한 교민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늘 현재 식용수는 미리 받아놓은 것이 아직은 남아 있고 외부에서 공급되는 것을 2-3배 비싼 값으로라도 살 수가 있으나 목욕, 세탁 등 생활용수는 생각도 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하얼빈에는 현재 유학생을 포함해 3천여명의 교민이 살고 있다. 이 교민은 베이징(北京), 창춘(長春), 선양(瀋陽) 등 대도시와 하얼빈의 위성도시에서 플라스틱 병이나 통에 담은 상품용 물이 공급돼 주요 길목이나 물류배송지역, 대형 슈퍼 등에서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 가운데는 믿을 수 있는 브랜드의 물보다 전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상표의 물이 나돌아 믿고 마실 수가 없는데다 식용수로 받아놓은 물도 단수기간 끝까지 사용할 수 있는 양이 되지 않아 조금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교민은 현재 쑹화(松花)강이 얼어있고 결빙상태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80㎞에 이르는 오염띠가 하얼빈을 통과하더라도 오염물질이 남아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어서 그 영향이 언제까지 갈지 의문이 생긴다고 말했다. 하얼빈시 당국은 갑작스러운 단수조치에 따라 시민들에게 물을 공급하기 위해 100여개의 우물을 파 하루에 8천만ℓ의 물을 생산할 계획이며 기존에 있던 918개의 우물에서 나오는 물은 병원과 일부 주거지역에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언론은 80㎞에 이르는 오염띠가 24일 새벽 5시 하얼빈시 쓰팡타이(四方臺) 취수장에 도달, 쑹화(松花)강 하얼빈시 구간에 진입했으며, 그 직전인 새벽 3시 쑤자툰(蘇家屯) 수질감측소에서 검사한 결과 니트로벤젠의 농도가 국가표준의 0.27배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헤이룽장성 당국은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오염띠의 물마루가 26일 새벽 하얼빈시 구간을 완전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으며, 관계 당국은 시민들에게 오염띠가 지나는 구역에서의 활동을 줄여 인체에 해로운 공기중의 유해물질을 방지하라고 당부했다. 성 당국은 이와 함께 시민들의 화학약품 중독에 대한 이해를 돕고 불필요하게 긴장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성(省) 중독응급치료센터에 24시간 화학품 중독 상담전화를 개통했다고 말했다. 중국 언론은 이제 슈퍼 마켓에 광천수가 가득 차있고 시민들도 깔끔한 모습으로 바깥 나들이를 하는 등 수도 공급 중단이 하얼빈 시민들에게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면서 시민들이 일찌감치 공황상태에서 탈출해 편한 마음으로 '물 없는 생활'에 대처하고 있다고 전했다. 24일 아침 영자신문 차이나데일리 북경청년보 등 일부 신문들은 하얼빈 현지 사정과 함께 쑹화강에서 오염된 물고기들이 죽어서 물에 떠 있는 장면의 사진을 게재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오염된 물이 하얼빈에서 약 700㎞ 가량 떨어진 쑹화강 하류의 러시아 하바로프스크를 지나게 됨에 따라 러시아에도 이번 오염사고에 관한 내용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연합뉴스) 이돈관 특파원 d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