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 모씨(30)는 최근 ING생명의 종신보험에 가입하면서 사망보험금 전액(1000만원)을 유니세프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이를 위해 그는 매달 2만7900원씩 10년 동안 보험료를 내기로 했다.


김씨는 "하루에 커피 한 잔씩만 안 마셔도 한 달에 3만원은 절약된다"며 "작은 노력으로 좋은 일을 하게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종신보험에 가입하면서 사망보험금을 비영리 공익단체 등에 기부하는 기부보험(Charitable Insurance)이 확산되고 있다.



교보생명과 서울대는 24일 '서울대 발전기금 기부보험' 업무 협약식을 맺었다.


교보생명은 이를 위해 전용 상품인 '교보변액유니버셜보험'을 내놓았으며 여기에는 서울대 동문뿐 아니라 후원을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35세 남성이 20년간 매달 1만8700원의 보험료를 내는 조건으로 가입한 뒤 숨질 경우 기본 보험금 1000만원과 투자수익에 따른 가산보험금이 서울대 발전기금으로 기부된다.


정운찬 서울대 총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30만명에 이르는 동문의 모교 사랑으로 결속력이 더 강화되고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전하는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성규 교보생명 대표이사는 "기부 문화가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여론 지도층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기부 문화의 저변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 총장은 협약식 직후 기부보험에 가입함으로써 1호 계약자가 됐다.


교보생명은 지난 1월 아름다운재단과,7월에는 공군사관학교와 각각 협약을 맺고 기부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의 기부보험에는 지금까지 270여명이 가입해 약 27억원의 기부보험금이 모아졌다.


기부보험은 2001년 10월 ING생명이 국내에 처음 도입했다. ING생명의 기부보험에는 3500여명이 가입했고,가입 보험금은 350억원에 이른다.


이 회사 계약자들이 기부하기로 한 단체는 150여개에 달한다.


특히 ING생명에선 계약자 오 모씨가 사망함에 따라 사망보험금이 백혈병에 걸린 어린이 2명에게 각각 500만원씩 전달되기도 했다.


메트라이프생명도 지난해 11월부터 기부보험을 판매,지난 8월 가입 보험금이 1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9월 입적한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의 경우 기부보험에 가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법장 스님은 작년 5월 녹십자생명의 '자비보시보험'에 가입했으며 사망 보험금 전액은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에 전달됐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