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르노-닛산 그룹의 글로벌 생산기지로 육성된다. 프랑스 르노와 일본 닛산이 쌓은 브랜드 파워와 글로벌 판매 네트워크를 활용해 내년부터 르노삼성이 생산하는 차량을 해외시장에 본격 내놓기로 한 것. 수출길이 뚫림에 따라 그동안 내수부진으로 고전했던 르노삼성으로선 외형과 내실을 대폭 키울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된 셈이다. 르노와 닛산 최고경영자(CEO)를 겸임하고 있는 카를로스 곤 회장은 24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르노삼성은 지금보다 훨씬 도약할 수 있는 성장 잠재력을 가졌으며,그룹은 르노삼성의 잠재력이 가시적인 성과로 결실을 맺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곤 회장은 "일단 내년부터 준중형차 SM3를 '닛산' 브랜드를 달아 연간 3만대씩 러시아 중동 등지에 수출할 계획"이라며 "3만대는 최소 물량이며 시장 반응에 따라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르노삼성의 올해 생산 추정치인 12만대의 25%에 해당하는 규모다. 르노삼성은 부산공장 인력을 500명가량 충원,내년 초부터 주간 2교대 체제에 돌입키로 했다. 현재 1교대 생산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부산공장은 물량 증대로 3교대 체제를 갖출 경우 연간 30만대까지 생산이 가능해 증설 계획은 보류됐다. 곤 회장은 또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르노의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생산한다'는 기존 계획을 재확인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SUV의 절반은 '르노' 브랜드를 달고 유럽 등지로 수출되는 만큼 부산공장이 닛산뿐 아니라 르노의 글로벌 생산기지로도 활용되는 셈이다. 곤 회장은 "부산공장의 SUV는 르노삼성의 성장과 그룹의 협력을 상징하는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르노-닛산은 이 밖에 그룹의 차세대 가솔린 엔진인 'M1G'의 개발 및 생산을 부산공장에서 진행하는 등 르노삼성의 역할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르노삼성 디자인센터는 르노의 '아시아 디자인 허브'로 격상돼 신차종 디자인 프로젝트 등을 수행하고 있는 상태다. 한국 수입차 시장 점유율 전망과 관련,곤 사장은 "중장기적으로 일본 수준인 6%까지 늘어나고 한국 경제 성장이 좋아진다면 9%까지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한국에는 르노삼성과 인피니티 브랜드가 이미 진출해있는 만큼 르노나 닛산의 대중형 차량을 들여올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곤 회장은 최근 해외 언론에 보도된 'GM 회장 선출설'과 관련,"르노 회장으로 할 일이 많아 다른 곳으로 갈 계획은 없다"며 일축했다. 곤 회장은 르노닛산그룹 전 세계 네트워크 및 계열사 방문 계획의 일환으로 23~24일 이틀간 한국에 머무르며 부산공장과 기흥연구소 등을 방문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