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봄·여름 서울컬렉션'이 열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25일 서울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에서 막을 내렸다. 총 49명의 디자이너(패션업체 2곳 포함)가 차례로 패션쇼를 펼친 이번 컬렉션은 화이트를 배경으로 한 생생한 원색의 조합이 강조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봄·여름 유행 경향을 미리 선보였다. 이번 컬렉션은 서울시가 지원한 8억원의 예산 중 1억3000만원을 해외 유명 바이어를 초청하는 데 쓰는 등 마케팅에 공을 들인데 힘입어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개막일인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는 김종월씨 등 KFDA 소속 디자이너와 변지유씨 등 개별 참가 디자이너들이,20~21일에는 정욱준씨 등 NWS 소속 디자이너들이,22일부터는 SFAA의 박윤수,이상봉,설윤형,박항치씨 등 정상급 디자이너들이 폐막일까지 차례로 패션쇼를 열었다. 이번 컬렉션에서 디자이너들은 리본,레이스 등 로맨틱한 장식을 폭넓게 사용하고,실크 시폰 등 하늘거리고 주름 있는 소재로 몸에 착 달라 붙게 디자인한 의상들을 많이 선보였다. 여름 옷들엔 커다란 꽃과 열대식물 문양이 시원스럽게 프린트된 옷감을 사용해 '리조트 룩'의 유행을 예감케 했다. 컬러의 경우 화이트와 블랙을 공통분모로 라일락,바이올렛 등 자연의 식물에서 따온 원색이 많았다. 옐로-그린,핑크,레드 컬러도 무대를 생동감있게 만들었다. 박윤수 SFAA 회장은 "내년 봄 전세계적으로 유행할 것으로 보이는 화이트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참 좋아하는 컬러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흰색 옷을 여러 벌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봄이 오면 이런 화이트 컬러의 재킷과 스커트에 원색의 셔츠나 블라우스로 포인트를 주면 손쉽게 유행을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번 행사에는 내년도 패션 경향을 미리 보려는 일반 관람객과 패션업계 종사자,디자이너 지망생 등 7만여명이 몰려들어 성황을 이뤘다. 400석 규모의 행사장에서 열린 패션쇼마다 1000명 이상의 관객이 몰려들어 일부는 좌석 뒤편에 서거나 복도 바닥에 앉아 관람했다. 특히 SFAA 소속 장광효씨의 쇼에는 2000여명의 초대 손님과 관람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부 관객이 미처 입장하지 못해 주최측에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행사를 공동 주관하며 바이어와 디자이너 간 주문 상담을 지원한 서울패션디자인센터의 집계에 따르면 유럽 중동 아시아 호주 등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바이어 456명이 총 450만달러 규모의 의류 매입 계약을 체결하고 돌아갔다. 올 봄 열린 '2005 가을·겨울 서울컬렉션' 때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지난 19일 패션쇼를 연 임현희씨가 70만달러가량의 수출 계약을 체결,최고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