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미술도 거래될까 .. 김홍석씨 수집가 대상 첫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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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인사를 나누는 적당한 사이지만 때론 윤리적,법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사이로 발전할 수 있는 이웃집 부인,꽃이 너무 아름다워 황홀하게 바라보다 꺾어오게 되면 아주 다른 상황으로 변해버리는 이웃집 정원….
설치 미술가 김홍석씨(41)는 이처럼 대상이 갖고 있는 형식은 차용하되 기호의 전복을 통해 다른 의미를 발생시키는 작업에 몰두해온 작가다. 그의 예술세계는 사진과 영상,오브제,텍스트의 각기 다른 네 가지 매체를 통해 전방위적으로 전개된다. 그래서 '국내 현대 미술계에서 가장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설치 작가'로 불린다.
2003년과 2005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연속 출품했고 알바니아 티라나 비엔날레,스페인 발렌시아 비엔날레에 참여했으며 2003년 아트선재센터 개관 5주년 소장품전을 통해 국내에서도 자장을 넓혀가고 있다.
그가 신작 20점을 들고 대중 앞에 나타난다. 29일부터 서울 강남구 청담동 카이스 갤러리에서 사진 12점,비디오 4점,오브제 4점을 선보이며 개인전을 갖는다. 주제는 '이웃집 부인'(Neighbor's Wife). 그가 대형 미술관이나 전위적인 공간이 아닌 상업 갤러리에서 개인 수집가를 위해 설치작품을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다.
1999년부터 해오고 있는 연속 번역 시리즈가 이번에도 '대화'(The Talk)라는 비디오 작품을 통해 소개된다. 동티모르 출신으로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와 한국인 통역이 등장해 이주 노동자의 인권문제를 얘기한다는 영어자막이 흘러나온다. 그러나 실제로 이 외국인 노동자는 한국인이 변장한 것이며 그가 하는 말은 무의미한 소음이지 동티모르에서 쓰는 언어가 아니다.
이는 서로 다른 언어의 복층적 존재를 유머러스하게 시사하면서 의사소통이 완벽하지 않은 상태로 공존하는 우리 사회의 이문화를 해학적으로 변주하는 작업이다.
그는 또 뜻밖의 재료로 아름다운 조각작품을 낳기도 한다. 평면적인 별이나 숫자 1의 한가운데를 축으로 360도 회전시켜 3차원의 입체로 변형한 오브제,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캐릭터를 사람 크기의 3차원 입체로 환원시킨 작품도 있다.
유명 사진작가의 오리지널 작품에서 이미지와 텍스트를 발췌한 후 촬영해 원래 크기의 5배 정도로 확대시켜 전시한 후 이를 다시 사진으로 기록해 새로운 오리지널을 만드는 '100% 완벽한 카피' 기법도 새로운 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2월30일까지.
(02)511-0668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