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기관투자가로 꼽히는 투자신탁회사들이 코스닥시장의 중소형주 사냥에 나서면서 잇달아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주가가 상대적으로 비싼 코스피 종목보다는 코스닥 종목을 매입,펀드 수익률을 높이려는 전략이 상승장과 맞물려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5000원 미만의 저가 종목을 적극 매수하면서 이들 종목이 급등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투신은 지난달 31일부터 시작된 20일간의 '코스닥 랠리'에서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매일 매수 우위를 기록하며 2504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같은 기간 외국인 순매수 규모(1589억원)보다 1.5배나 많은 것이다.


◆새로 손댄 중소형주 대박


한국경제TV는 투신권이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은 종목이었다.


최근 상승장에서도 주가가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2일 투신권에서 매수에 나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투신은 22일 이후 4일 연속 56만주를 사들였다.


한국경제TV 주가는 이 기간에 49.1%나 폭등했다.


한국경제TV처럼 투신이 최근에야 올해 처음으로 사들인 종목들은 대부분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바른전자도 지난달 28일 2180원으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달 들어 투신에서 24만주를 사들이자 크게 올라 지난 22일에는 4565원까지 치솟았다.


케이컴스는 지난 22일 투신에서 처음으로 5만주를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추가 매입이 없는 데도 주가가 연일 급상승하고 있다.


케이컴스 주가는 지난 22일 1535원에서 3일 만에 2095원으로 36.5%나 뛰었다.


역시 올해 투신권에서 전혀 매수를 하지 않다가 최근 들어 사들이기 시작한 동아화성 볼빅 케이스 세림테크 데코 디지탈온넷 미광콘택트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이들 종목의 공통점은 주가가 5000원이 안 되고 시가총액이 300억∼500억원 선(한국경제TV는 803억원)의 중소형주라는 것이다.


과거에는 규모가 작아 투신에서 펀드에 편입하기 꺼렸던 종목들이다.


이승준 CJ자산운용 팀장은 "적립식 펀드로 자금력이 풍부해진 투신이 코스닥시장을 재평가하고 있다"며 "실적이 좋고 성장성이 기대되지만 유동성이 부족하거나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종목이 주요 매수 대상"이라고 말했다.


◆대형 우량주 투자도 수익률 높아


지난달 31일 시작된 코스닥시장의 장기 랠리에 힘입어 코스닥지수는 20일 동안 무려 20.5% 올랐다.


그렇지만 이 기간 중 투신이 사들인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주가상승률은 지수상승률의 두배가 넘는 49.9%에 달한다.


제넥셀이 134.8% 급등했고 액토즈소프트가 76.1%,한빛소프트 67.2%로 높은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투신의 순매수 상위 3종목인 아시아나항공 CJ홈쇼핑 다음 등 우량주들도 30% 안팎의 주가상승률을 보여 코스닥시장의 평균 주가상승률을 상회했다.


김준기 한화투신 주식운용팀장은 "펀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코스닥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발빠르게 코스닥 종목을 편입한 펀드들이 그렇지 않은 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완·김진수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