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그룹이 지난달 한진그룹에서 계열분리된 후 그룹확장을 위한 비전수립에 시동을 걸었다.


한진그룹의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의 2남 조남호 회장이 이끄는 한진중공업그룹은 내년 3월 이전에 그룹의 새 기업이미지통합(CI)작업을 벌이고 중장기 비전을 발표할 예정이다.


중장기 전략에는 기존의 조선과 건설사업부문을 더욱 공격적으로 키우고 기업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신규사업을 발굴,그룹의 성장기반을 탄탄히 다진다는 내용을 담을 계획이다.



◆건설·조선사업 강화


한진중공업그룹은 건설·조선부문의 한진중공업과 한일레저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한진중공업의 해외법인 4곳 등 총 7개사를 거느리고 있다.


하지만 덩치가 왜소하다.


주력인 한진중공업의 올 3분기까지 매출액은 1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늘어났으며 올해 전체로는 2조2000억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그룹 자산규모는 3조5800억원.


한진중공업 건설부문은 안정성은 높으나 수익성이 낮은 관급 토목공사 위주다.


아파트 건설 등 주택부문이 차지하는 매출비중은 10%에 불과하다.


앞으로 수익성이 높은 주택부문 비중을 최소한 20% 이상 끌어올리려는 이유다.


한진중공업 조선부문에선 2000년 중단했던 고부가가치선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사업을 10월19일부터 재개했다.


필리핀 수빅만에 8만평의 부지를 확보,500억원을 투자해 조선용 블록공장을 짓기로 했다.


조선업계에서는 한진중공업이 수빅만에 앞으로 100만평을 확보,대형 조선소를 지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비중이 5%로 미미한 해양·환경 플랜트부문도 보강키로 했다.


◆M&A용 실탄 충분


한진중공업그룹 관계자는 "계열분리 이후 첫 주주총회가 열리는 내년 3월 이전에 새로운 CI와 중장기 비전을 내놓기로 하고 내부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진그룹에서 공식 계열 분리된 만큼 신사업 진출에 적극 나설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는 자신감에서다.


주력인 건설부문이 2년치,조선부문이 3년치 이상의 일감을 쌓아놓고 있다지만 이것만으로는 그룹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에 한진중공업그룹은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업을 M&A하고 신수종이 될 만한 새 사업을 찾아내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하기로 했다.


한진중공업그룹이 당장 활용할 수 있는 내부 현금만 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북구 율도에 70만평의 땅을 갖고 있으며 서울 동서울터미널 부지도 한진중공업그룹의 소유다.


자산기준으로 재계 서열 35∼40위권인 한진중공업그룹이 그룹의 성장구도를 어떻게 짤지 주목된다.


김홍열·류시훈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