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느냐 사느냐…글로벌 전자大戰] (5) 휴대폰 주도권 싸움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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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시장은 적자생존의 법칙이 적용되는 대표적인 곳이다.
디지털 기기의 컨버전스(통합) 바람이 거세지면서 그 중심에 있는 휴대폰은 다른 어떤 기기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무리 잘나가는 메이커라도 한두 차례 전략을 잘못 구사했다간 순식간에 경쟁에서 밀려나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 어김없이 퇴출당하고 만다.
특히 올해는 휴대폰 시장이 메이저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노키아(핀란드),모토로라(미국),삼성전자,LG전자,소니에릭슨 등의 점유율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한때 메이저로 꼽혔던 지멘스(독일)는 LG에 뒷덜미가 잡혀 결국 손을 들었다.
이에 앞서 국내에서는 텔슨전자 세원텔레콤 맥슨텔레콤 등 중견 업체들이 잇따라 휴대폰 사업을 접었다.
이제 휴대폰은 단순히 통화만 할 수 있는 기기가 아니다.
카메라 캠코더 텔레비전 MP3플레이어 전자사전 녹음기 게임기 등의 기능을 갖춘 휴대폰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따라서 이런 컨버전스 추세를 주도할 수 있는 메이커라야 살아남을 수 있게 됐다.
국내 시장의 경우 삼성전자 LG전자 팬택계열 등 '빅3'의 점유율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세계 시장 메이저가 주도
휴대폰이 뜨면서 한국에서 그랬듯이 중국에서도 많은 기업이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시장이 메이저 위주로 재편되면서 이렇다 할 기술 없이 뛰어든 업체들이 잇따라 밀려나고 있다.
한때 세계 4위까지 올랐던 지멘스도 저가 제품에 주력하다가 LG전자에 밀려 5위로 내려앉더니 지난 6월 휴대폰 사업을 대만 벤큐에 팔아넘겼다.
세계 휴대폰 시장은 메이저들의 싸움터로 변해가고 있다.
노키아 모토로라 삼성전자 등 '빅3'의 점유율은 지난해 58.6%에서 올해 3분기엔 63.5%로 높아졌다.
LG전자와 소니에릭슨을 더한 '빅5'의 점유율 역시 이 기간에 72.4%에서 77.5%로 치솟았다.
메이저들의 주도권 다툼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자칫 지멘스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팽팽한 가운데 앞서가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최근에는 기술 위주의 경쟁이 디자인 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때 한국 업체들의 다기능폰 공세에 밀렸던 모토로라의 경우 슬림폰 시장을 주도하면서 2위를 되찾았다.
◆세계 시장 공략하는 한국 업체들
국가별로 따지면 한국은 세계 휴대폰 시장의 '메이저'로 떠올랐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계열 등 '코리아 빅3'가 판매하는 물량만 따져도 점유율이 20~25%나 된다.
세계에서 판매된 휴대폰 4대나 5대 중 하나가 한국산이라는 얘기다.
대표주자인 삼성전자의 휴대폰 판매대수는 1999년 1000만대,2003년 5000만대에서 올해는 1억대에 달할 전망이다.
세계 시장 점유율도 빠르게 올랐다.
2001년엔 삼성전자 7.3%,LG전자 2.5%에 그쳤으나 지난해엔 삼성전자 12.7%,LG전자 6.5%로 올라 세계 3,4위를 차지했다.
지난 3분기 점유율은 12.9%와 7.4%.두 회사 모두 소폭이나마 상승했다.
가전과 반도체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테스트베드'라고 불릴 만큼 선도적인 시장이 한국 업체들의 경쟁력 원천이 되고 있다.
올해만 놓고 보면 한국 업체들은 모토로라에 일격을 당했다.
모토로라가 슬림폰 '레이저'로 돌풍을 일으키는 바람에 급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휴대폰 매출에서 삼성에 2위를 내주었던 모토로라는 '레이저' 덕분에 지난 2분기에 매출 2위를 되찾았다.
한국 업체들은 개발도상국의 저가 시장 공략에서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국 업체들은 3분기 이후 다양한 슬림폰을 내놓으며 반격에 나섰다.
삼성은 최근 모토로라의 안방인 미국 시장에 슬림폰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최첨단 제품도 대거 내놓았다.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을 시청할 수 있는 휴대폰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년에는 보고 듣고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휴대폰과 일반 비즈니스용 휴대폰의 경계가 허물어지게 될 것"이라며 "세련된 디자인에 첨단 기능을 두루 갖춘 제품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