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 8위안 붕괴 .. 은행들 환율결정 영향력 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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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환 시장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지난 주말에만 3건의 의미있는 움직임이 있었다.
은행에서 고시한 창구환율이 11년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8위안 밑으로 떨어졌다.
국가외환관리국은 내년부터 외환시장에 시장조성자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시장 조성자가 도입되면 외환시장의 탄력이 더 높아진다.
또 중앙은행은 처음으로 은행들과 달러-위안화 스왑계약을 맺었다.
이같은 움직임들은 위안화 추가 상승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조치들이 미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지 여부를 결정할 환율보고서(29일 예정) 발표를 앞두고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창구 고시환율 8위안대 깨져
소매시장이라 할 수 있는 은행 창구에서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8위안대가 깨진 것은 위안화 가치의 지속 상승을 시사하는 상징성이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은행들이 환율 결정에서 예전보다 제한을 덜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은행들은 도매시장격인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전날 마감한 환율을 기준으로 일정 범위 내에서 창구 환율을 고시하는데 이 범위가 지난 9월 이전까지는 상하 0.85% 수준 내로 제한돼 왔다.
중국은행이 25일 고시한 달러당 7.9997위안은 전날 상하이 외환시장의 환율(8.0805)보다 0.99% 하락한 것이다.
인민은행이 지난 9월 이후 은행들이 창구에서의 위안화 달러 환율을 외환시장 환율을 기준으로 사실상 상하 2% 내에서 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한 덕분이다.
◆시장조성자(마켓메이커) 제도 도입은 자유변동환율 제도로 가는 전 단계
국가외환관리국은 내년부터 상하이 외환시장에 마켓메이커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창구 고시 환율 8위안 붕괴보다 의미가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시장조성자 제도란 일반 투자자들이 외화거래를 체결할 수 있도록 시장에 매수호가와 매도호가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수급불균형을 해소하고 외화유동성을 높여주는 기능을 하는 것을 말한다.
시장참여자들은 이 제도가 도입될 경우 시장조성자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기 위해서는 환율변동폭의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이 지난 7월21일에 도입한 복수통화바스켓 제도가 고정환율제에 더 가깝다고 한다면 시장조성자 제도는 한 단계 진일보해 자유변동환율제 도입의 바로 직전 단계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올해 중국의 무역수지흑자가 1000억달러가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시장조성자 제도가 도입될 것이라는 소식은 위안화 상승을 촉진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대부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달러-위안화 스와프거래 시작
인민은행은 지난 25일 체결한 달러-위안화 스와프거래를 통해 60억달러를 10개 은행에 판 뒤 1년 뒤 달러당 7.85위안에 달러를 되사기로 했다.
이 조치는 은행들이 달러를 시장에 내놓을 경우 위안화가 급격히 오를 경우를 대비하기위한 것이다.
중국이 시장조성자 제도를 도입키로 함에 따라 위안화 가치가 급격히 상승할 것이라는 심리가 높아지자 이를 막기위해 중앙은행이 처음으로 스와프거래를 한 셈이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