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 막바지에 산지 배추 수집상과 벤더(중간상인)들이 대거 '배추 막판떨이'에 나서면서 배추값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배추가격이 작년 수준인 포기당 500원 이하로 주저앉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8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 따르면 지난 17일까지만 해도 농수산물시장에서 경매되는 배추 물량은 5t 트럭 기준으로 하루 40~50대에 불과했으나 25일부터 하루 300~400대로 폭주하고 있다.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관계자는 "다음 달 초면 사실상 올해 김장이 끝난다"며 "수집상들과 중간상인들이 갖고 있던 마지막 물량을 한꺼번에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산지배추 값도 급락세다. 농협유통 하나로클럽 양재점에서 배추 한 포기 가격(산지가격에 운송비 포함)은 지난달 17일 3410원까지 치솟은 뒤 한 달 만인 지난 17일 1880원으로 떨어졌고,27일에는 990원으로 주저앉았다. 일선 수집상과 할인점 바이어들은 김장철 수요가 뚝 끊기는 다음 달 초쯤엔 배추가격이 작년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에는 가격이 포기당 500원 이하로 떨어져 일부 농가에서는 출하를 포기하기도 했다. 조정욱 롯데마트 야채담당 바이어는 "기생충 알 김치파동으로 판로가 막힌 김치제조업체들이 확보해놓은 배추 물량이 아직 시장에 덜 나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중국산 김치 수입이 김치파동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등 배추수요가 사라져 추가적인 배추값 하락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