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규제가 많은 재건축 사업을 외면하고 재개발 수주에 집중해 왔던 건설업체들이 이제는 재개발 분야에서도 '묻지마 수주'가 아닌 선별적 수주로 돌아서는 등 매우 신중한 자세로 바뀌고 있다.
회사별 연고권 지역 위주로 공략하거나 수익성이 양호한 '알짜' 지역만을 고집하는 분위기다.
특정 지역을 묶어 브랜드 타운으로 만드는 방식도 눈에 띈다.
◆지역 연고권 등을 살려라
GS건설과 롯데건설은 부산,대우건설은 안산,삼성물산은 서울 등 연고가 있거나 전략적 타깃 지역에서 집중적인 수주전을 펼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GS건설의 경우 부산의 우동2,덕포1,당감4구역 등에서 최근까지 우수한 수주 실적을 보였다.
롯데건설 역시 부산 서대신1,감만1,감천2구역 등에서 공사를 따냈다.
대우건설은 서울 금호동과 안산에서 대규모 물량을 수주했다.
삼성물산은 길음·미아·전농·장위 등 서울 지역에서만 올 들어 1조5000억원 규모의 재개발 공사를 수주했다.
이처럼 업체들이 연고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연고 지역은 해당 주민들의 선호도가 높아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는 데다 분양에서도 높은 계약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고 입지만 노린다
요즘은 수주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도 과거처럼 무차별적 수주전은 이뤄지지 않는다.
금품이나 향응 등을 앞세워 사업성이 다소 떨어지는 곳도 '일단 따고 보자'는 식의 묻지마 수주는 없어진 셈이다.
건설산업 기본법까지 시행되면서 서울 강북·강서 지역은 물론 부산 등 지방에서도 '알짜' 구역에만 집중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최근 시공사가 선정된 노량진뉴타운 내 노량진 2구역(현대산업개발),신정뉴타운 내 신정3구역(삼성물산),가좌뉴타운 내 가좌3구역(삼성물산·대림산업)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요즘은 뉴타운 내에서도 사업성이 좋고 대표성이 있는 핵심 지역만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타운화 바람이 대세
타운화 바람도 두드러진다.
타운화는 뉴타운 등에서 한 구역을 선점한 건설사가 인근 구역까지 통합 수주,뉴타운 전체를 단일 브랜드의 단지로 만드는 것이다.
이 경우 인지도가 높아져 집값도 평당 50만~100만원가량 높게 평가되는 게 일반적이다.
브랜드 타운화의 효시는 삼성물산으로 마포구 공덕동 일대에서 4만5000여가구를 재개발로 건립해 '래미안 타운'을 만들었다.
현대건설은 서울 자양동과 광장동 일대(1만2000가구 규모)를 타운으로 만들었고 불광동에서도 7개 구역(5000가구)을 수주해 역시 타운 건립을 추진 중이다.
대우건설도 서울 금호동 일대는 물론 안산 고잔동 일대를 '푸르지오' 타운으로 만들고 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