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입 베어 먹은 사과' 모양의 로고로 유명한 미국 애플컴퓨터.이 회사는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아이팟'이란 브랜드의 MP3플레이어로 최근 국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애플 제품의 인기 만큼이나 고객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원성도 커지고 있는 것은 어찌된 일일까. 기자는 최근 한 독자로부터 다소 황당한 제보를 받았다. 이 독자는 얼마 전 애플 '아이팟'을 큰 맘 먹고 샀다고 했다. 집에 돌아와서야 제품에서 흠을 발견했다. 옆면의 접합 부위가 흉하게 벌어져 있었던 것이다. 그는 얼른 제품을 들고 매장으로 달려갔다. 판매직원은 180도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그 정도 흠은 불량도 아니다. 한번은 바꿔주지만 두 번째는 교환이 안된다. 정 맘에 걸린다면 아예 사지 않는 게 어떠냐." 직원은 자발적인 구매 취소를 권유했다. 이처럼 불친절한 서비스와 관련된 에피소드는 요즘 인터넷에 개설된 애플 사용자 모임 사이트에도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네이버 회원인 'cacamo'란 네티즌의 경우 100만원이 넘는 돈을 주고 애플 23인치 PC모니터를 샀다. 그런데 이 모니터가 석달 만에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하는 바람에 고객지원센터에 연락을 취했다. 20여분 만에 연결된 고객센터 직원의 얘기는 간단명료했다. "저희는 출장 서비스가 없습니다.모니터 들고 충무로 수리센터로 나오시죠.주차장은 없고요…." 화가 치민 'cacamo'씨는 구입처에 따졌지만 "고객센터에 불만을 접수하라"는 말만 거듭 들어야 했다. 애플코리아는 지난 26일 서울 코엑스에 이어 명동에 두번째 고객체험센터를 냈다. '아이팟'과 '아이맥' PC 등 애플의 각종 디지털 기기를 사용해보고 구매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두 번째 체험센터 개점은 '아이팟 나노'의 인기를 등에 업고 한국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본사의 적극적인 지원 없이 소수 마니아층의 지지만으로 버텨온 애플코리아로선 좋은 기회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무성의한 고객 서비스 때문에 원성이 커진다면 모처럼 잡은 기회가 무슨 소용이겠는가. 고성연 IT부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