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한국의 기존 통념처럼 경기고와 서울대를 나왔더라면 지금처럼 메릴린치의 글로벌헤드가 되지 못했을 겁니다."


메릴린치 IB(투자은행)부문의 공동대표인 다우킴(Dow Kim:한국명 김도우)의 부친인 김동환씨(75).인도네시아 재계 20위권인 동포기업 코린도(KorInd)그룹의 부회장으로 일하고 있는 그는 "아들 농사를 어떻게 하면 그렇게 잘 지을 수 있느냐"는 물음에 이렇게 대답했다.


"아들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성공한 것은 무엇보다 좋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평안도 정주 태생인 김 부회장의 교육열은 남달랐다.


그는 아들을 서울의 사립학교인 동북초등학교에 넣었다.


그 뒤 싱가포르로 불러 중학교를 마쳤으며 고등학교는 미국 사립고등학교 톱10 중에서도 1위인 필립스아카데미(앤도버)로 보냈다.


조지 부시 대통령 부자(父子),존 F 케네디 2세 등이 졸업한 이 학교는 전체 졸업생의 80%가 미국 명문대학인 아이비 리그에 들어간다.


김 부회장은 "도우가 그곳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 배운 게 지금의 도우를 있게 만들었다"고 평가한다.


다우킴은 펜실베이니아대 졸업 후 1985년 월가에 첫 발을 내디뎠고,18년 만에 세계 최대증권사의 투자은행 부문 공동대표로 올라섰다.


김 부회장은 "아들의 원래 이름은 도우예요.


영문으로 다우(DOW)라고 표기하다 보니 다우킴이 된 거죠.월가와 인연이 있으려고 그랬는지…." 그는 "그래도 이거 하나 정도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아들이 국내에서 대학을 나왔더라면 지금처럼 높은 자리에 올라가지 못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코린도그룹의 창립멤버인 김 부회장은 국내은행의 해외지점 영업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 은행들은 대부분 본사의 담보와 보증을 잡고 영업을 하기 때문에 대기업 계열이 아닌 현지 토착기업(한인기업)들은 거래를 트기 힘들다"고 말했다.


"코린도그룹만 하더라도 연간 7억~8억달러의 신용장(LC)거래를 하는데 한국 은행 지점과는 100만~200만달러의 거래도 할 수 없다"면서 동포기업에 대한 국내은행의 지원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