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장쩌민 전 주석의 저항을 물리치고 상하이 당 서기와 시장직을 자신의 측근 인사들로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후 주석이 장 전 주석의 그늘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권력공고화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만 중앙통신은 27일 후 주석의 측근인 류옌둥 당 중앙통일전선부장(60·여)이 상하이시 당 서기직에 임명됐으며 자오러지 칭하이성 당 서기(48)도 조만간 상하이 시장에 임명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최대 경제도시 상하이는 장 전 주석의 측근인 천량위 당 서기와 한정 시장이 맡고 있었다. 후 주석과 상하이방(幇)을 대표하는 장 전 주석 간의 힘 겨루기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던 자리다. 천 서기는 후 주석의 긴축 정책에 강한 반발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류옌둥은 칭화대 화학부 출신으로 후 주석이 서기를 지냈던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에서 역시 서기를 지내는 등 학력 및 정치 경력상 후 주석의 심복으로 꼽혀왔다. 후 주석은 또 최근 공청단 출신의 장칭리 신장위구르자치구 당 부서기(54)를 티베트 자치구 당 서기 대행으로 임명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7일 보도했다. 티베트는 중국으로부터의 독립 움직임이 강한 지역이어서 중국 지도부가 중시하는 지역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만 중앙통신이 보도한 후진타오 측근의 상하이 전면 배치설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티베트자치구의 당서기 임명을 중국 관영 언론을 통해 발표하면서 상하이 당서기 교체를 숨긴다는 것은 중국 지도부의 인사관행상 부자연스럽다고 지적한다. 한편 홍콩 시사월간지 광각경(廣角鏡) 최신호는 후 주석이 2002년 11월 당 총서기로 선출된 이후 150여명의 공청단 출신 인사가 차관급 및 부성장급 이상 직위에 진출했다고 전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