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인도로… 인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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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인들의 눈이 인도에 쏠리고 있다.
노키아 HSBC 등 다국적 기업들의 인도 이사회 투어가 유행인 가운데 27일 뉴델리에서는 세계 기업인들이 모이는 '인도 경제 정상회의'가 열렸다. 33개국 200개 다국적기업 대표가 참석했다.
이웃 중국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인도는 이번 회의를 계기로 중국보다 더 과감한 시장 개방을 약속했다.
◆첫 경제정상회의 개최
인도 경제 정상회의는 세계경제포럼(WEF)과 인도경제인연합(CII)이 공동으로 올해 처음 마련한 행사다.
전체 참가 기업 400개 중 절반은 해외 33개국에서 왔다.
국적의 다양성만 봐도 인도 투자에 대한 다국적 기업들의 열의를 느낄 수 있다.
전날 뉴델리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고 곧바로 이 행사에 참가한 유럽 2위 은행 HSBC의 존 보드 회장은 "인도의 성장세가 정말 인상적"이라며 "신용카드 사업,보험 시장 진출,불량 채권 매입 등 다양한 사업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부도위기에 몰려 3만명 감원을 발표한 GM도 인도에선 새 공장을 지어 현재 1600명인 직원을 2000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미국 블랙스톤,칼라일,싱가포르 테마섹 등 세계적인 펀드 운영 업체들도 최근 잇따라 인도에 지점을 개설했다.
◆중국 그늘 벗어난다
인도는 연평균 6%대의 고성장을 해왔으나 중국 경제가 연평균 8∼9%씩 커지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그늘에 가려져 있었다.
중국은 지난해 520억달러의 외국인직접투자를 유치한 반면 인도는 4월에 끝난 2004 회계연도에 60억달러 밖에 끌어모으지 못했다.
그러나 간접투자 실적을 보면 인도 열기가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올 들어 12% 하락했으나 인도 봄베이 센서티브 30 지수는 35% 올라 사상 처음으로 9000선 돌파를 앞두고 있다.
외국인들은 올 들어 인도에서 85억달러를 순매수했다.
인도 기업들 실적이 그만큼 좋다는 것이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인도 대기업들의 수익은 아웃소싱 활황 등에 힘입어 지난 3년간 평균 20% 늘었다.
딜로이트컨설팅은 세계 금융회사들이 2010년까지 200만개의 일자리를 해외로 아웃소싱할 것으로 예상되며,인도가 최대 수혜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10억달러짜리 인도 펀드를 출범시킨 블랙스톤의 피터 피터슨 회장은 "중국은 사회주의를 고수하겠지만 인도는 시장 경제로 빠르게 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프라 개선이 관건
중국 경제는 과열 논란에 휩싸여있지만 인도는 2025년까지 고속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의 보험 시장은 2000년 80억달러에서 2010년 800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 인구는 최근 연평균 89%씩 늘어 이미 3500만명이 됐다.
치담바라 인도 재무장관은 인도 정상회의 개막연설에서 "외국 자본을 유치해 도로 항만 전력망 등 인프라 투자를 강화하면 인도는 8% 이상의 성장률을 실현할 수 있다"며 시장 개방을 가속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인도는 1990년대 초까지만해도 사회주의적 경제 노선을 걸었으나 각종 규제를 단계적으로 풀어왔고 올초에는 부동산 시장을 개방해 외국인에 의한 주택 건설 및 분양을 허용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