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은 42회 무역의 날이다.


내수가 좀체 살아나지 않는 요즘,무역은 한국경제호(號)를 이끄는 엔진이다.


올해 한국의 무역 규모는 5000억달러를 돌파한다.


지난 10월 말까지 수출은 2332억달러,수입은 2129억달러로 이미 4000억달러를 넘어섰다.


무역 5000억달러 달성은 12월 초 가능할 전망이다.


산업자원부는 연말까지 무역 규모가 54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은 고유가 등 악조건 속에서도 주력 품목의 호조로 12% 이상 증가,내수부진에 빠진 한국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역시 고유가의 영향으로 수입도 크게 늘었지만 무역수지(통관기준) 흑자는 이미 200억달러를 넘어섰다.


세계적으로 무역 규모가 5000억달러 이상인 국가는 미국 독일 중국 일본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네덜란드 캐나다 벨기에 홍콩 등 11개국에 불과하다.


중국을 제외한 10개국이 모두 국민소득 2만5000달러를 넘고 이 가운데 7개국은 3만달러 이상인 국가들이다.


이는 한 국가의 무역이 일정 규모,예를 들어 5000억달러를 달성하려면 기술력 품질력 등은 물론이고 국가 전체의 경쟁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러야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때문에 무역규모 5000억달러 돌파는 1인당 국민소득이 아직 1만달러대(2004년 1만4162달러)인 한국이 국민소득 2만달러의 선진통상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저력을 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한국은 올해 홍콩을 제치고 무역규모 순위에서 11위로 올라설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지난해 멕시코를 제외한 중남미 38개국의 총 무역규모(5136억달러),아프리카 53개국의 전체 무역규모(4435억달러)보다 많은 것이다.


최근 몇 년간의 무역규모 증가세를 감안하면 1,2년내 캐나다 벨기에도 따돌리며 교역순위 10위권에도 진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의 대외 무역규모가 급증한 데는 반도체 자동차 휴대전화 선박 등 주력 업종의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력과 품질력 향상으로 수출 단가가 향상되고 있는 점도 무역규모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물론 최근 고유가로 수입액이 높아진 점도 무시할 수는 없다.


수출상품수를 보면 1964년 721개,1971년 1054개,1977년 5558개,1995년 7864개로 늘었으며 올해엔 8400개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반도체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선박 석유제품 등 상위 5대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수출품목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올해 들어 10월 말까지 수출품목 1위는 반도체(251억달러)가 차지했다.


자동차(235억달러) 무선통신기기(226억달러) 선박(148억달러) 석유제품(122억달러) 등이 뒤를 잇고 있다.


5대 품목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2.1%에 이를 정도다.


전문가들은 매년 교역량 증가율을 10% 정도로 가정할 때 2010년이면 무역규모가 1조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수출 시장을 미개척지까지 확대하고 주력 수출품의 성장세가 지속된다는 전제 아래에서 나온 예상이다.


주요 교역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필요하다.


통상전문가들은 "반도체 휴대전화 등 효자 수출품목의 경쟁력은 당분간 유지되겠지만 10년 뒤 한국을 먹여살릴 대안을 발굴하는 일도 서둘러야 한다"면서 "수출을 유형의 상품에 한정하지 말고 서비스까지 확장하는 복합무역에 힘을 쏟아야 할 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류시훈·유창재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