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스티븐 로치 분석가는 28일(현지시각) 페트로 달러(Petro-Dollar) 효과가 실종됐다고 평가했다. 로치는 중동 산유국 탐방 자료에서 과거 70년대 오일 쇼크기에 석유를 팔아 번 돈으로 달러를 사주면서 생겨났던 이른바 페트로 달러 효과가 이번에는 발생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로치는 "그같은 페트로 달러효과 실종에는 무엇보다 두바이나 사우디 등 중동의 증시 자체가 괄목할 만한 성장세로 석유매도자금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0년 150억달러에 불과하던 두바이와 아부다비 증시의 시가총액은 2000억달러로 성장했다.이같은 석유자금의 자국 증시 유입으로 올들어 두바이 증시는 166% 오르고 사우디도 99% 상승률을 그리고 쿠웨이트와 아부다비도 각각 82%와 80%로 남부럽지 않은 주가 상승세를 즐겼다. 또 다른 이유는 중동 국가들의 내부적인 부동산 투자열기를 꼽았다. 로치는 "특히 9.11테러이후 중동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을 매수하는 데 번거로운 절차가 생겨난 점도 산유국들의 미국 자산 매입 열기를 꺾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이어 GDP대비 92%의 공공부채를 짊어지고 있는 최대 산유국 사우디는 부채문제 해소에 석유매도자금을 활용한 것으로 추정. 로치는 "눈길을 끄는 것은 중동의 기관투자가들도 달러화에 대해 상당한 약세 전망을 지니고 있는 점이다"고 밝혔다. 페트로달러 효과 실종은 OPEC의 미국 국채 보유규모가 546억달러(9월기준)로 지난 2월의 676억달러에서 줄어든 수치에서도 입증됐다. 로치는 "금융시장 측면에서 달러나 미 국채 강세론자들은 페트로달러 효과 실종을 음미할 필요가 있다"며"이제는 달러는 중동투자자 입장에서 절대 유일의 자산이 아닌 여러 자산중 하나일 뿐이다"고 지적했다. 로치는 "유가 급락은 중동의 자산버블을 터뜨릴 수 있으며 그 경우 다른 자산으로 산유국자금이 유입되는 효과 역시 반감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닷컴 박병우기자 parkb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