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연시 인사철을 맞아 은행 임원들이 좌불안석이다. 1억원 이상의 고액 연봉에 스톡옵션까지 받는 자리지만 대부분 비등기 이사로 등재된 1년 만기 계약직이기 때문이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경우 부행장 11명 중 등기 임원인 이종휘 수석부행장을 제외한 10명이 다음 달 27일 임기만료를 맞는다. 최근 1년간 성과가 안 좋을 경우 은행측이 재계약을 거부해도 법적 의무가 전혀 없다. 우리은행은 행장과 수석부행장 1명,상임감사 1명에게만 3년의 임기를 부여하고,나머지 임원 모두를 1년 계약직으로 고용하고 있다. 하나은행도 내달 말 서근우 부행장을 뺀 나머지 4명의 부행장과 12명의 부행장보가 한꺼번에 임기 만료를 맞아 한 차례 인사태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내년 1월 말 인사를 앞두고 있는 국민은행도 행장과 부행장 2명,감사 등 13명의 등기이사를 제외하고 13명의 비등기 이사가 1년 만기 계약직이다. 신한은행도 행장과 감사를 제외한 부행장 9명이 2년 만기 계약직으로 내년 1월 부행장 4명의 임기가 끝난다. 조흥은행은 2년 만기 계약직 형태로 비등기임원의 임기를 규정하고 있지만 내년 신한은행과의 통합과정을 남겨 두고 있어 임원들의 명줄은 행원만 못하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대기업 임원들이 2년 만기 계약직임을 감안하면 은행권 임원들의 임기는 짧은 편"이라며 "개인적으로도 좀 더 적은 연봉을 받더라도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일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