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경기전환 시점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가 6개월째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국내 경기가 올 상반기 중 이미 저점을 통과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경기선행지수(전년동월비)는 3.7%로 9월에 비해 0.7%포인트 높아졌다. 올 들어 지난 4월 한 달을 빼곤 줄곧 오름세다. 선행지수가 전달에 비해 상승하는 현상이 6개월가량 지속되면 경기가 상승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간주한다. 실물 경기가 바닥을 찍은 시점보다 선행지수가 보통 3∼5개월 정도 앞서 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저점 통과 시점'은 올 2분기(4∼6월) 정도가 되는 셈이다. 예컨대 1989년 경기 하락기에는 선행지수가 동행지수보다 5개월 먼저 '바닥 신호'를 보냈고 1998년에는 선행지수가 3개월 정도 앞서 움직였다. 그러나 선행지수의 이 같은 움직임과는 어긋나게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는 뚜렷한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10월 중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5.9로 전달과 똑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올 들어 동행지수는 특별한 방향성 없이 소폭의 상승과 하락만 꾸준히 반복하고 있다. 경기가 저점을 지났을 것이라는 '심증'은 있지만 아직 '물증'은 잡히지 않고 있는 셈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선행지수가 6개월 연속 상승한 것을 볼 때 경기가 이미 저점을 지나갔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며 "지금은 저점이 언제였느냐는 논쟁보다 이런 회복세가 얼마만큼 빠르게 진행될지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