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백화점에 갤러리 바람이 불고 있다. 영업면적을 문화공간에도 할애하는 것으로 품격있는 쇼핑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취지에서다. 물론 집객(集客)과 고객 만족도 배가를 노려 마케팅 부수효과를 얻겠다는 뜻이 숨어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은 개점 20주년을 맞아 12월1일부터 기존 지하 2층 상품행사장을 `갤러리'로 바꿔 운영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 행사장은 연간 매출 50억원을 올리던 곳"이라면서 "40여평 크기로 운영될 `갤러리H'는 국내외 인기작품들을 소개해 라이프 스타일 제안의 명소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러리H는 먼저 12월1-11일 김환기 박수근 도상봉 이중섭 김기창 등 국내 대표작가 20명의 작품 40여점을 전시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부터 운영한 목동점 갤러리에서도 같은 기간 피카소, 샤갈, 미로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며 미아점, 부산점, 울산점에도 갤러리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새 단장한 본점에 갤러리를 만들 계획이다. 다만 오픈 시기와 규모를 아직까지 확정하지는 못한 상태라고 신세계백화점측은 전했다. 앞서 신세계백화점은 본점을 `문화 백화점'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소더비 행사와 신예 작가의 미술품 전시로 그 출발을 알린 바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에 대해서도 센트럴시티로부터 추가로 5-6층을 임대할 경우 문화홀을 확보, 이를 공연이나 전시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1979년 소공동 본점 문을 열면서 이곳에 `롯데화랑'을 둠으로써 업계 최초로 문화풍 백화점의 면모를 선보인 롯데백화점도 올해 3월 오픈한 명품관 `애비뉴엘'에 갤러리를 두고 명품족들의 문화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안양점, 부산 본점, 광주점, 대전점에도 갤러리를 두고 있으며 앞으로 새 단장하는 기존 점포나 신규 점포에도 갤러리 공간을 확보할 계획이다. 할인점 중에서는 삼성테스코 홈플러스가 내달 15일 오픈하는 경북 구미점과 연말 새 단장을 마치는 북수원점에 갤러리를 들이기로 했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9월 문 연 강서점과 안양점에 각각 갤러리를 업계 처음으로 선보인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