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공조는 지난 1986년 만도기계와 미국 포드자동차가 50 대 50으로 투자해 세운 합작사로 카에어컨 등 자동차 공조시스템 분야 국내 1위 업체다. 96년 기업공개,99년 한라그룹 부도 등을 거치면서 대주주가 바뀌어 지금은 미국 자동차부품사인 비스테온이 7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라공조는 창사 이래 자동차 공조시스템 분야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올렸지만 증시에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지난 2년간 9000∼1만원 사이에서 횡보해왔다. 올 들어서도 자동차 부품주들이 완성차 업체들을 뒤따라 큰 폭 상승세를 탄 가운데서도 한라공조 주가는 줄곧 소외돼 자동차업종지수 대비 57.8%를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한라공조의 장기 성장 가능성을 감안하면 현 주가는 다른 자동차 부품업체 대비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직수출 비중이 업계 두 번째로 높아 독자생존 능력도 뛰어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김학주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올 들어 주가 정체는 미국 등 해외 법인에 대한 지분법 평가손에 따른 수익성 훼손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며 "그러나 GM 등의 구조조정에 따른 해외 법인 실적 부진은 일시적이며 한라공조의 제품기술력과 영업력을 감안하면 2007년까지 영업이익률은 10% 정도로 꾸준히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현재 28%에 달하는 직수출 비중이 50%를 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자연히 차세대 공조기기 개발과 관련,현대차와의 협상력도 생겨 가격 우선권을 가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GM의 구조조정도 오히려 한라공조에 수혜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GM의 구조조정에 따른 글로벌 아웃소싱 정책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부품 구매 규모를 2008년까지 20억달러로 늘릴 계획"이라며 "직수출 비중이 높은 한라공조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