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가 주도하는 급등장이 숨가쁘게 진행되면서 중소형주 펀드 간 수익률 전쟁이 치열하다.


자산운용사들은 펀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덜 오른 중소형주 찾기에 몰입한 상태이고,일부 운용사들은 추가 상승 여력이 조금이라도 보이는 중소형주가 발견되면 곧바로 수억∼수십억원씩 쏟아부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형주 펀드 수익률이 급상승하면서 전체 주식형 펀드 중 상위권을 대거 휩쓸고 있다.


투자자들도 단기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소형주 펀드로 몰려드는 분위기다.


몇몇 운용사는 펀드 규모가 갑자기 커지자 수익률 관리를 위해 신규 가입을 중단하는 곳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중소형주 주가가 단기 급등한 데 따른 과열 조짐을 우려하며 중소형주 펀드 투자에 신중을 기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수익률 상위 휩쓸어


30일 펀드평가회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주식형 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에서 중소형주 펀드들이 대거 상위를 차지하며 치열한 수익률 게임을 벌이고 있다.


와이즈운용의 '현대히어로-생로병사주식'(수익률 38.4%),미래에셋의 '3억만들기중소형주식'(32.5%),동양투신의 '중소형고배당주식'(29.4%),유리자산운용의 '스몰뷰티주식'(28.2%) 등이 대표적이다.


사실상 운용사들의 수익률 경쟁은 중소형주 펀드들 간의 싸움으로 압축된 상태나 다름없다.


한 운용사 주식본부장은 "운용사들이 연말 결산을 앞두고 수익률을 조금이라도 더 높이기 위해 너도나도 덜 오른 중소형주 발굴에 나서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몇몇 종목의 경우는 기관들끼리 치고받으면서 주가 변동폭이 커진 사례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급등한 일부 종목은 추가 수익을 노린 기관들이 달라붙은 틈을 타 외국인들이 대거 차익물량을 쏟아내 결과적으로 기관이 외국인의 '총알받이'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형주 펀드 수익률이 두각을 나타내자 개인 자금도 대거 몰려들고 있다.


한 펀드매니저는 "중소형주 펀드가 유망하다는 얘기를 듣고 무작정 돈을 맡기겠다는 '묻지마 펀드 투자'도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중소형주 펀드로 자금이 몰리자 일부 운용사들은 수익률 관리를 위해 펀드 추가 판매를 중단했다.


유리자산운용의 '스몰뷰티주식'과 신영투신운용의 '비과세고배당주식'이 그런 경우다.


◆앞으로도 좋을까


상당수 전문가들은 중소형주가 과도하게 급등한 데 따른 부담이 커 향후에도 지금까지처럼 고수익을 보장할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신규 투자자의 경우 신중한 판단을 당부하고 있다.


허남권 신영투신운용 본부장은 "대형주 지수가 올 들어 40% 정도 오른 데 비해 중소형주 지수는 140%나 폭등해 밸류에이션상 부담이 크다"며 "배당수익률도 낮아진 만큼 신규 투자할 경우 추가 수익을 내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상종 피데스투자자문 대표는 "주식 펀드 자금의 중소형주 편입 규모가 사상 최대에 달해 과열 상태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물론 일부에서는 아직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택환 유리자산운용 본부장은 "급등 부담에도 불구하고 중소형주는 여전히 대형주에 비해 35% 정도 할인 거래되고 있는 상태"라며 "전 세계적으로 대형주에 비해 중소형주가 프리미엄을 받고 거래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밸류에이션 분석 결과 투자 매력이 있는 중소형주는 코스닥을 포함해 200여개에 이르는 반면 대부분의 운용사들이 현재 편입하는 중소형 종목은 고작 50개 이내에 불과한 상태"라며 "추가로 살 만한 주식이 아직도 많다"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