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오너일가의 맏형인 최신원 SKC 회장이 올해 두번 열린 계열사 CEO세미나에 모두 불참하는 등 그룹 차원의 중요한 행사에 자주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1일 SK㈜에 따르면 최 회장은 10월 30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최태원 SK㈜ 회장과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 등 주요 관계사 CEO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4일 일정으로 열린 CEO 세미나에 불참하고 박장석 SKC 사장이 대신 참석했다. 올해 두번째 열린 이번 CEO 세미나는 그룹의 미래성장 전략 개발을 위해 계열사 수장들이 처음으로 외국에서 한데 모였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최 회장은 뿐만 아니라 올해 봄에 원주 오크밸리에서 열린 CEO세미나에도 불참했다. 또 지난달 30일 그룹차원에서 열린 협력업체와의 `행복동반자 경영' 도입선언 행사에 최태원 회장, 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 김신배 SK텔레콤 사장 등 주요 CEO들이 대거 참석했지만 역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CEO 세미나의 경우 SK그룹이 사별 경영환경과 사업별 추진현황에 대해 CEO들간의 토론을 통해 의견과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매년 봄과 가을에 3-4일간의 일정으로 개최하는 행사다. 특히 2000년 싱가포르에서는 사장단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화 전략과 `Task2000'이라는 변화경영 추진을 선언했고 2001년에는 상하이에서 `중국기업 SK' 전략을 발표했다. 또 지난해에는 브랜드와 기업문화를 공유하는 그룹 운영시스템을 담은 `SKMS' 개정안을 확정하는 등 CEO세미나는 SK그룹 차원의 사업전략을 논의하는 가장 중요한 행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고(故) 최종건 창업주의 아들이자 최태원 회장의 사촌형으로 오너 일가의 맏형격인 최 회장이 그룹내 최고경영자들이 모여 사업전략을 논의하는 자리에 작년까지 참석했다가 올들어 두번 연속 불참하자 그 배경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최신원 회장의 움직임을 그가 보유한 지분 변동 및 동생인 최창원씨가 대주주로 있는 SK케미칼의 SK㈜지분 매각과 결부시켜 사촌간인 최태원 SK㈜ 회장과는 길을 달리하는 독립 행보의 시작으로 보는 견해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최신원 회장은 지난달말 SKC 주식 2만주를 장내 매수해 보유 주식수를 12만5천주로 늘렸다. 또 최창원 부사장이 보통주 10.32%, 우선주 0.45%를 보유해 개인 최대주주로 군림하고 있는 SK케미칼은 최근 SK㈜ 보유 지분 200만주를 처분해 이 회사에 대한 지분율이 0.83%(106만5천826주)로 낮아졌다. 여기에 최태원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씨가 최근 SK E&S(구 SK엔론)의 대표이사 겸 강원도시가스 등기이사를 맡으면서 최신원 회장 형제가 화학과 생명과학 사업을, 최태원 회장 형제가 에너지 및 정보통신 사업을 챙기는 식으로 교통정리가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SK㈜ 관계자는 이와 관련 "최신원 회장의 주요행사 불참은 본인의 사정에 의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지분 변동도 개인적 필요 및 책임경영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수 기자 bum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