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초 경기 하남시 인근 동서울CC 회원권을 4000만원에 산 김모씨(57)는 요즘 회원권만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사조산업이 이 골프장을 인수해 캐슬렉스로 이름을 바꾼 뒤 개·보수에 들어가면서 3000만원(가족회원 조건)의 분담금을 냈지만 시세가 1억2000만원으로 3배 가까이 올랐기 때문이다.


주부 오모씨(48)도 골프회원권 구입으로 짭짤한 재미를 봤다.


2000년 초 동아회원권거래소를 통해 발안CC 회원권을 9500만원에 샀다가 최근 1억4500만원에 팔아 5000만원의 시세 차익을 남겼다.


골프회원권이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상대적으로 투자 리스크가 적을 뿐 아니라 골프장을 싼 값에 이용할 수 있어서다.


특히 골프 대중화가 가속되면서 평일에만 이용 가능한 주중 회원권을 선호하는 골프 마니아들이 늘고 있다.


은퇴 후를 고려한 레저형 재테크이기도 하다.



◆환금성에 수익성까지 겸비=골프회원권 재테크의 가장 큰 장점은 환금성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부동산 투자는 현금 전환성이 떨어지고 차익이 발생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골프회원권은 수시로 현금화가 가능하다.


발전 가능성도 높다.


시장의 발달 정도를 10단계로 나누면 주식 시장은 7단계,골프회원권 시장은 3단계에 불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시세 이득이 은행 금리나 주식 투자보다 훨씬 높은 게 이를 말해 준다.


실제 골프회원권 가격은 1990년 이후 외환위기 시기를 빼고는 연평균 10% 이상 상승했다.


블루 칩을 판별하기도 쉽다.


도심 근교의 교통이 편리하고 회원수가 적은 곳이 좋은 골프장이다.


여유 자금이 충분하다면 거리가 가깝고 부킹도 잘되는 회원권을 사는 게 가장 좋다.


하지만 가격대를 감안할 경우 고가 회원권보다는 근교의 중가대 회원권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


회원수가 상대적으로 많아 환금성이 좋고 시세 변동에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해서다.


반면 원거리의 소수 회원제 중가대 회원권은 주말 부킹 기회가 많은 반면 환금성 면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적은 투자 비용으로 소기의 성과를 얻고 싶다면 콘도와 결합된 휴양지의 '체류형 골프장'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주 5일제 실시로 숙박하면서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져 앞으로 이들 골프장의 회원권 가격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중 회원권,은퇴 후 효용성 더욱 커져=일정한 자금 한도 내에서 회원권을 매입할 경우 부킹과 접근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자금에 한계가 있다면 우선 접근성을 고려해야 한다.


가까운 골프장이 좋다는 얘기다.


특히 평일 골프를 즐기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어 주말 회원권보다는 평일(주중) 회원권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1990년대만 해도 골프장은 비즈니스 골퍼들의 무대였으나 최근 들어서는 골프 마니아들의 모임 장소로 적극 활용되고 있어서다.


주중회원권 시세는 정회원권의 10∼30% 수준.에이스회원권거래소 손중용 애널리스트는 "평일 이용권은 저렴한 가격으로 고품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토요일 오전까지 회원 대우를 해주는 곳도 있어 주5일제 근무가 본격화되면서 정회원권보다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더욱 높다"고 전망했다.


여성 골퍼들이 증가하고 실리적인 골프장을 선택하는 경향이 확산되는 점도 평일 골프회원권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은퇴 후를 고려한다면 평일 회원권의 매력은 더욱 커진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