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쾌속 항진하고 있다. CNN머니는 정보기술(IT) 거품이 꺼지기 직전인 99년의 '파티' 때와 같다고 전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 행진이 조기에 중단되기 힘들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예상을 웃도는 경제지표 미국 상무부가 1일 발표한 3분기 GDP 성장률 4.3%(연율 환산 기준)는 예상치는 물론 당초 발표했던 잠정치 3.8%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소비도 살아나고 있다.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1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98.9로 10월(85.2)보다 13.7포인트 올랐다. 지난 주말의 추수감사절 소매 할인판매 실적은 작년보다 22% 증가했다. 제조업도 양호하다. 지난 10월 중 내구재 주문은 전달보다 3.4% 증가했다. FRB는 이날 발표한 베이지북 (경기종합보고서)을 통해 "고용활동 증가로 임금상승 압력이 발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리인상 지속론' 부상 지표가 좋다보니 FRB가 금리인상 행진을 조기에 중단할 것이란 기대감은 빠른 속도로 잦아 들고 있다. FRB가 지난주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금리인상을 조만간 중단할 것임을 시사하자 월가에서는 연방기금 목표금리가 연 4.5% (현재 4.0%) 수준에서 동결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경제지표의 호조로 4.75%까지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경제협력개발기구도 금리를 4.75%까지 올리도록 권고했다. ◆주택경기와 소비가 변수 미국경제의 호조세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가장 큰 변수는 주택경기 급락과 그에 따른 소비 침체여부다. 주택경기는 하락세가 완연하다. 지난 10월중 매물로 나와 있는 기존 주택은 287만호에 달했다. 20년 만에 최대다. 지난주 30년 만기 모기지금리는 연 6.28%로 지난 6월 말(5.53%)보다 0.75%포인트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FRB가 금리를 계속 올리면 주택경기가 급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소비가 영향을 받는다. FRB추산에 의하면 작년 한해동안 주택소유자들이 집값 상승으로 얻은 현금총액은 5995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가처분소득의 6.92%에 달하는 것으로 그동안 소비의 동력이었다. 이것이 사라지면 소비가 침체될 수밖에 없다. 미국 경제는 낙관적이지만 이를 해칠 수 있는 변수는 도사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