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 중에도 시청할 수 있는 지상파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본방송이 1일 세계 최초로 시작됐다. 이에 따라 영상미디어 문화에 큰 변화가 생기게 됐고 단말기 업체들은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지상파 DMB는 지난 5월 출발한 위성 DMB와 달리 무료라는 이점까지 갖추고 있다. 그러나 수익 모델이 불투명하고 지하 중계망을 구축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이동통신사들이 DMB폰 보급에 참여하지 않는 점도 문제다. ◆수익모델 어떻게 만들까 6개 수도권 지상파DMB 사업자 가운데 KBS,MBC,SBS,YTNDMB는 이날 본방송을 개시했다. 본방송 준비를 하지 못한 U1미디어(옛 KMMB)와 한국DMB는 시험 방송을 시작했다. 6개사는 내년 말까지 지상파DMB 이용자 200만명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문제는 돈벌이가 되느냐다. 무료 방송은 수익을 광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상파DMB 사업자들의 모임인 지상파DMB특별위원회 김혁 정책실장은 "지상파DMB 이용자가 500만명을 넘어야 광고 매체로서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콘텐츠 차별화가 관건 초기에 수익이 없어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 돈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모바일 방송'에 맞게 10~20분짜리 짧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다. 실제로 지상파DMB 프로그램 가운데 TV 프로그램 재송신이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자칫 광고 수입 부족→DMB 전용 콘텐츠 제작 재원 부족→기존 프로그램 재방송 비중 확대→시청률 하락→광고수입 감소 등 악순환 구조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하철 중계망 투자도 부담 본방송이 시작됐다고 수도권 모든 지역에서 지상파DMB를 시청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 지하철 1~8호선 등 지하 구간에서는 전파가 끊기고 DMB 화면이 일그러진다. 지상파DMB특위는 삼성전자 등 단말기 제조업체들과 공동으로 내년 3월 말까지 서울 지하철 5~8호선,내년 6월 말까지 1~4호선에 중계망을 구축키로 했다. 그러나 약 3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조달하는 일이 만만치 않아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통신 서비스 시장 잠식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가 지상파DMB를 시청할 수 있는 휴대폰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위성DMB의 경우 이통 3사 대리점에서 가입자를 유치하면 월 시청료 1만3000원 중 25%인 3250원을 매월 유치 수수료로 받는다. 그러나 지상파DMB는 이통사나 대리점에 주는 유치 수수료나 인센티브가 아예 없다. 이 때문에 이통사들은 지상파DMB폰 판매에 소극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콜센터에서 전화 한 통을 받을 때마다 인건비 등 890원씩 비용이 든다"며 "지상파DMB와 관련한 고객 불만사항 처리비용 부담까지 커질 게 뻔하기 때문에 지상파DMB폰을 팔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서비스 지역의 한계 1일 본방송을 시작한 4개 지상파DMB의 시청권역은 서울 수도권으로 제한돼 있다. 시청권이 전국인 위성DMB에 비해 불리하다. 전국을 6~7개 권역으로 나눠 사업자를 정한다는 게 방송위원회의 방침이다. 따라서 전국을 커버하려면 지역 사업권도 따내야 한다. 이와 관련,KBS의 한 관계자는 "시청권역의 경계선을 지날 때 끊김 없이 계속 수신할 수 있도록 '핸드 오버'를 잘해 주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