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선경 < 시인 > 요즘 교원평가제가 도마 위에 올라있다. 한편에서는 교육의 질 개선을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목청을 높이고 또 한편에서는 교단의 갈등만을 부추기게 될거라며 목소리를 키운다. 두 주장이 마주보고 달려와 정면충돌을 할 기세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있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좋은 교육을 위한 복안과 계획을 의논하기보다는 자신이 미리 정해놓은 틀 속으로 들어오기를 강요하며 마구 목청을 높이는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좋은 교육을 위한다는 본질은 온데간데 없고 서로를 비난하기 위한 명분싸움만 열중이다. 예를 들면 한편에선 교원집단은 지금까지 한 번도 평가가 이루어진 적이 없는 집단인 듯 말하고,무사태평에 세월만 까먹은 무능과 무사안일의 표적인 것처럼 말들을 하고 있다. 과연 그런가. 지금까지 교사를 승진시키고 교감이 되고 장학관이 되고 교장이 되는 것은 평가에 의한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그런데 지금껏 평가 한 번 받지 않은 것처럼 말들을 한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이것은 명분축적을 위한 싸움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지금까지의 교원평가가 문제가 있다면 고쳐야하고 바꾸어야 한다. 교원평가제가 좋은 교육을 위해 교육의 발전을 위해 해야 한다면 교사와 한 번 머리를 맞대고 의논해 보면 좋지 않겠나. 못할게 무언가? 한데도 미리 어떤 틀을 만들어 놓고 무조건 수용하라고 강요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명분만 그럴듯하고 실제로는 다른 목표를 가지고 이일을 추진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갈등을 더 부채질하는 것 같다. 좋은 교육을 하자는데 그것을 반대할 교사가 과연 몇이나 있겠는가? 구밀복검(口蜜腹劍)이란 말이 있다. 겉으로는 달콤한 말을 해 놓고 속으로는 칼을 숨겨 언제 어디서 목을 겨눌지 모른다는 말이다. 오늘의 문제인 교원평가제가 교사들과 머리를 맞대고 협의하기보다 이런저런 단체들을 앞세워 집단이기주의 운운하며 명분 쌓기에 연연한다고 보여지는 자체가 그런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요즘 우리사회에 요원의 불길처럼 번지는 마타도어의 한 본보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고양이 목에 방울은 왜 다는가? 우리는 그 우화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방울을 달아야 한다면 달아야 하지 않겠나. 그러나 좋은 교육을 위해 하자고 한다면 협의과정에 더 좋은 방법이 나올 수도 있지 않겠는가. 지금 교육부에서 하자고 하는 방법을 보면 평가는 다양하게 잘 할 수 있을지 모르나 좋은 교육,질 높은 교육과는 거리가 좀 있어 보인다. 평가만 열심히 하면 좋은 교육은 저절로 이루어지는가? 조금만 눈을 돌려 협의를 해 본다면 교사와 교사간의 갈등,교사와 학생간의 갈등,평교사와 관리자와의 갈등을 최소화하는 보다 나은 평가의 방법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세상을 경영하는 사람은 내 입지나 내 이로움만을 생각할게 아니라 세상의 백성들이 보다 살기 좋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려고 하는 마음이 앞서 있어야 하겠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명분싸움이 아니라 바른 길로 가는 것이다. 바른 길로 가자면 조금은 더디고 느린 걸음일지라도 충분한 숙의와 검토의 과정이 있어야 하겠다. 너무 급하게 하는 일은 실수가 많은 법이다. 법이란 조변석개(朝變夕改)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잠시 호흡을 가다듬는다 생각하고 한 번 머리를 맞대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쓸데없는 명분으로 서로를 물어뜯는 일은 이제 그만하자.서로를 속이는 일도 이쯤에서 그만두자.아주 잠깐 세상을 속일 수는 있어도 영원히 세상을 속일 수는 없는 법이다. 고양이 목에 방울은 어떻게 달 것이며,왜 달아야 하는 것인지 속 시원히 말해보자.